입석대로 올라 가지산으로
◈ 언 제 : 2012년 3월 11일(일) 11:00~16:05
◈ 날 씨 : 맑음
◈ 테 마 : 잔설이라도 밟아보기 위해
◈ 누 구 와 : 오늘도 단둘이
◈ 어 디 로 : 구)가지산휴게소(11:00)→입석대(11:18)→돌탑봉(11:44)→석남재(12:06)→밀양재(12:42)→중봉(13:07)→가지산(1,241m/중식 13:45~
14:25)→중봉(14:52)→밀양재(15:11)→석남재(15:39)→석남터널갈림길(15:45)→가지산휴게소(16:00)→구)가지산휴게소로 회귀
◈ 얼 마 나 : 약 5시간 00분(중식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 산행기록 : 10회/누적 231회
오늘 마눌과 함께 토함산으로 갈 계획을 두고 아침에 산행준비를 하려는데 산책님으로부터 문자가 온다.
"지금 내남지역에 눈이 오는데 영알로 가심이 어떨지?" 친절한 산책님의 문자다.
하지만 황성동에도 아침에 눈이 잠시 날리다 말았기에 영알에서의 눈구경은 힘들것으로 판단된다.
겨울산행다운 산행을 해보지도 못한채 봄이 찾아 와버려 아쉬워하는 푸념을 들었는지 산책님이 정보를 준 것이다.
그 정보의 내용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냥 잔설이라도 밟아보고 싶은 생각에 토함산길을 버리고 영알을 향하기로 한다.
언양으로 들어서니 먼저 신불산 정상부의 잔설이 보이고 조금더 진행하니 가지산 정상부에도 잔설이 조망된다.
바람이 많이 불어 신불공룡은 위험할 듯 하니 신불산보다 가지산이 좋겠다는 생각에 석남사를 지나 가지산휴게소
방향으로 핸들을 돌린다. 늦은 시간의 산행시작이라 산행거리를 줄이기 위해서다.
입석대로 올라 가지산정상에서 턴하여 석남터널로 하산을 하기위해 지금은 사용치 않는 구)가지산휴게소에 주차를 한다.
늦은 시간이라 이미 몇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첫구간은 짧은 오름길이지만 제법 가팔라 매주 산행을 하지 못하는 마눌에게는 힘겨운 오름길이다.
고도를 높여서 산행을 시작했기에 오름길의 중간에 돌아 보아도 가지산 정상부가 조망된다.
능선에 올라서자 진행방향으로 멋진 암릉들이 기다리고 있고
애마로 올라온 길과 배내봉과 능동산 사이로 배내재까지 이어지는 길이 조망된다.
부드럽게 휜 울밀선 국도도 조망해 보고 하산지점의 휴게소도 조망해 본다.
터널앞의 휴게소에는 많은 산객들이 몰린 듯 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된 모습이다.
진행길의 무덤앞의 무언가가 발길을 잡는다.
술잔이 놓여있는 것이 아닌가!
효심이 지극한 후손의 생전에 약주를 좋아하신 선조를 향한 마음인 듯 하다.
드뎌 오늘의 주인공인 입석대와 대면을 하게 된다.
입석대도 멋있지만 그 뒤로 자리한 기암이 소나무와 조화를 이룬 모습이 장관이다.
그 곳에다 흔적도 남기고
아랫쪽에서 위로도 올려다 보고 뒷면도 담아본다.
그렇게 입석대와도 이별을 하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낙동정맥갈림길이 있는 돌탑봉을 향한다.
돌아본 모습은 작지만 공룡능선의 그 모습과 흡사하다.
그렇게 돌탑봉에 올라 좌측 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과
가지산 정상부를 조망해 보고 이제부턴 우측으로 포근한 낙동정맥의 마루금을 따른다.
편안한 정맥길을 이어 석남터널 상단부와 석남터널갈림길 그리고 석남재를 지나게 된다 .
이후 진행길 우측의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석남사주차장에서 이어지느 지능선으로 산객들이 간간이 힘겹게 오르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밀양재를 오르는 나무계단을 지척에 두고 돌탑이 있는 전망터에도 올라본다.
발아래로 비구니승들의 안식처인 석남사가 조망되고
진행방향으로는 영알의 맏형 가지산 정상과 그 좌측으로 중봉이 기다리고 있다.
중봉에서 가지산정상으로 이어 쌀바위까지의 마루금을 파노라마도 담아본다.
언제봐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렇게 밀양재 하단부에 다다르게 되고 이내 제법 길게 이어지는 나무계단을 올라
밀양재에 도달하게 된다. 힘겨워하는 마눌을 격려하며...
등로 우측으로 가득 쌓인 잔설을 벗삼아 중봉으로 향한다.
중봉을 오르다 호흡을 가다듬는 마눌을 기다리며 울밀선 국도로 이어지는 울산 방면도 조망해 보고
잔설이 쌓인 신불산 정상부도 조망해 본다.
그러는 사이 중봉정상이 지척으로 다가오고
이내 중봉정상에 올라 가지산 정상부를 조망해 보고
도래재까지 이어지는 재약산과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잔잔한 마루금까지 조망해 보고
바람이 새찬 중봉정상을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진행길에는 눈꽃과 상고대 대신 기이한 모습이 연출된다.
눈이 녹으며 얼어버린 가지이의 수정같은 얼음덩이와 바위의 절벽과 녹은 눈이 만들어 낸 작품들....
등로 우측으로 벗어난 그 뒷모습을 즐기기로 한다.
그 모습은 실로 장관이다.
한동안 오름길에 그 장관을 이룬 모습들에 빠진사이 배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한다.
배가 고파 중식을 해결하려 하지만 바람을 피할곳이 마땅치 않다.
그러던 사이 서릉이 눈높이를 같이 하게 되고 쌀바위로 이어지는 능선도 눈 아래로 펼쳐지고
이내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 2시간 하고도 45분이 소요되었다.
중봉에서 내려서는 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멋진 작품들을 구경하느라 지체된 것이다.
정상에서는 입석대능선에서 이어진 진행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릉의 편안하고 멋진 길이 발아래로 낮아졌다.
세찬 바람에 그것을 버티며 힘겹게 증명사진을 남기고 북릉을 조망하며
발길을 돌리기로 한다.
내림길에 운문산 줄기와 서릉 뒤편으로 이어진 재약산과 천황산을 다시 조망하며
정상대피소로 이동한다.
준비한 컵라면과 샌드위치가 있지만 강풍을 피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피소에는 난방효과가 약하지만 훈훈함이 느껴질 정도로 바깥 공기와 사뭇 다르다.
'사장님 라면 두개 끓여주이소~' 주문과 함께 준비해온 막걸리와 샌드위치 하나로 먼저 허기를 달래고
따뜻한 라면으로 온기를 채운다.
어린이가 포함된 7~8명의 가족산객들이 다소 소란스럽지만 웬지 화목한 분위기가 부럽다.
그렇게 맛나게 그리고 따뜻하게 배를 채우고 40분 여만에 정상을 벗어나 서릉의 헬기장을 향한다.
아무것도 없는 헬기장이지만 웬지 포근함이 느껴져 들렀다 가고 싶어서다.
다시 헬기장을 벗어나 정상을 에둘러 중봉을 향하고 잠시만에 중봉에 도달하게 된다.
불과 2시간 여만에 중봉에서 다시 본 가지산 정상부의 모습이 잔설들이 오전보다 많이 녹은 듯 약간은 다른 모습이다.
중봉을 지나 밀양재에 되돌아 오게 되고 오름길에 만났던 전망바위에 다시 올라 초입의 입석대능선을 조망해 본다.
그리고 이내 석남재를 지나게 되고
가지산휴게소 갈림길을 만나 좌측 휴게소 방향의 내림길로 발을 옮겨 급한 낼림길을 잠시만에 휴게소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간단한 하산주를 위해 울산집으로 들어선다.
가지산막걸리 1병과 파전 그리고 주인 아주머니의 맛깔스런 입담과 함께
간단하고 즐겁게 하산주도 마무리한다.
그리고 애마가 기다리는 폐허가 된 구 휴게소로 향한다.
초입의 입석대를 다시 올려다 보고 주차장에 도착해 애마를 타고 다시 집으로 향한다.
이랴~ 이랴~ 빨리가자~ㅎㅎㅎ
겨울산행을 제대로 못해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이렇게 춘삼월에 겨울산행 맛을 보게 되어 상쾌하고 뿌듯한 기분이다.
겨울보다 더 겨울같은 산행을 한 기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