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경주시 산책길

백일홍 가득한 종오정 일원의 고적한 풍경

강산해 2013. 9. 1. 17:30

 

 

 

 

 

 

  

언젠가 이웃 블로그에서 본 종오정의 풍경이 아름답고

그 모습이 궁금하던 차였기에,

 

오늘 아침 산책지로 그곳을 선택한다.

 

 

경주 보문단지를 지나 천북방향으로

꼬불꼬불 소로를 따라 들어선 종오정 앞에 주차를 한 후

 

먼저 안내문을 보며 이곳 종오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종오정 일원(從吾亭 一圓)은 경상북도 기념물 제85호로

경주시 손곡동 375번지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조선 영조 때의 학자인 문효공(文孝公) 최치덕(1699~1770)의 유적지로

종오정, 귀산서사, 연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효공은 숙종 25년(1699)에 태어나 영조 46년(1770)에 72세로 돌아갈 때까지

후배 양성에 힘을 기울여 70여 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학문 연구에 몰두하여 「역대시도통인, 歷代詩道統引」,「심경집, 心經集」등 많은 책을 남겼다.

후에 이러한 업적이 조정에 알려져 나라에서 호조참판직을 내렸다.

 

귀산서사는 원래 모고암 또는 손곡서당이라고도 불리다가 1928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고쳐졌다.

종오정은 앞면이 4칸, 옆면이 2칸 규모로 위에서 보면 지붕 평면이 '工'자 모양으로 특이하며,

일원의 유적들은 원래 모습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

 

연당에는 종오정을 중심으로 앞쪽 양 옆에 향나무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나무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정원 유적을 이루고 있다.

 

   

 

 

그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주말 오전임에도 인적이 없는 고적한 종오정의 풍경이다.

 

 

 

 

수령 300년이 넘은 보호수 향나무...

 

 

 

흙으로 덮여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손으로 대충 문질러 모래흙을 털어낸 후에야 그 내용들을 알아볼 수 있다.

 

 

 

 

 

종오정 앞에는 연들이 가장자리를 메우고 있는

아담하고 아름다운 연못이 편안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데,

 

연꽃이 진 다음에야 찾게 되는 아쉬움을 위로하듯

그 둘레를 장식한 배롱나무가 붉은빛의 고운 백일홍들을 피웠다.

 

 

 

 

연못 주변을 돌아보고

천천히 종오정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며 그 풍경들을 즐긴다.

 

어떤 간섭도 받지 않는 조용한 풍경을...

 

 

 

  

 

 

 

 

연분홍 연꽃들과 붉은 빛깔의 백일홍의 조화로움...

 

그 시기에 찾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마는

지금의 모습도 숨은 보석을 찾은 듯한 귀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율수문...

 

귀산서사로 들어서는 문이다.

 

 

 

 

 

 

그곳으로 들어서기 전 다시 바라본 연당의 풍경...

 

그나마 막바지의 연꽃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푸른 대숲과 멋진 소나무 그리고 붉은 백일홍들...

 

연당의 단순함을 조화롭게 감싸고

아름다움의 극치를 더하는 듯한 풍경이다.

 

 

 

 

마당 한가운데 자리한 투호가

한 폭 그림의 포인트가 되어주는 종오정...

 

 

 

 

그 우측으로 귀산서사가 자리하고 있고

주변의 고택들도 사뭇 고풍스러운 풍경들이다.

 

 

 

 

 

 

웬일인지 문이 열려있지 않아

담벼락 사이의 좁은 틈으로 조심스럽게 종오정으로 들어선다.

 

종오정의 고풍스러운 그 모습보다 더 시선을 끄는 풍경...

 

투호와 연화좌대 등의 석물들이 있는

그 앞마당의 풍경이 그랬다.

 

 

 

 

 

 

그리고 정오정 툇마루에 앉아서 보게 될 풍경들...

 

 

 

  

신선들이 따로 없다.

 

고적한 종오정에 앉아 이 모습들을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신선이 된 느낌이 아닐는지...

 

 

 

 

백일 동안 꽃을 피운다 하여 붙여진 그 이름 백일홍...

 

그 꽃잎도 하나 둘 떨어져 물 위를 유영하고

땅바닥을 나 뒹군다.

 

 

  

 

 

그렇게 종오정에서 바라볼 풍경들부터

돌아본 후에서 종오정을 살펴본다.

 

화려한 단청이나 어떠한 꾸밈도 없는 그런 순수한 전통한옥이다.

 

단지 천장 위로 많은 한자들이 새겨진 현판들이 걸린 것이

인상적인 모습이다.

 

 

 

 

 

 

 

 

 

 

또다시 시선은 마당으로 돌아가고...

 

 

  

이 시점에 어울리지 않는 캔버스 위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양화보다 서양화가 더 잘 어울릴 듯한 풍경...

 

 

 

 

 

 

그리고 또다시 연못과

주변의 풍광에 시선을 빼앗긴다.

 

 

 

 

 

보는 각도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신비롭기까지 한 아름다운 풍경들...

 

 

 

 

 

 

현대의 가족을 연상케 하는 단 세 켤레의 고무신...

 

 

 

 

 

 

 

 

그렇게 종오정과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들어섰던 그 틈 사이로 빠져나온다.

 

보는 각도와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그 풍경을

반대편에서도 느껴보기 위해서...

 

 

 

 

 

 

그다지 크지 않은 아담한 연못이기에

더 아름다운 종오정의 풍경을 만든 듯하다.

 

 

 

 

 

 

 

 

 

 

그렇게 반대편 끝까지 이동하며 그 풍경들을 즐기고

다시 왔던 길로 돌아나간다.

 

 

 

 

 

    

 

 

 

 

다시 보아도 연꽃이 거의 지고 난 다음에 찾아왔다는 것이

살짝 아쉬움이 남는 풍경이다.

 

그럼에도 충분히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풍경들...

 

 

 

 

어느덧 가을도 문턱을 넘어섰다.

 

이삭들이 노랗게 변해가고

햇볕이 비쳐도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기분 좋은 날씨...

 

 

 

  

 

 

정겨움이 감도는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종오정의 모습을 다시 돌아보고

차에 올라서 시동을 건다.

 

그리고 차를 돌리는 순간...

 

 

 

 

사이드미러에 비친 장면이 차를 멈추게 한다.

 

 

 

그 아름다운 모습에 또다시 차에서 내려서서

그 마지막 한컷까지 담아본다.

 

그리고 흐뭇한 기분으로 집을 향한다.

 

오늘도 귀한 보물 하나를 만나고

간다는 기쁨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