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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갓바위를 지나 능성재로일반산행/경상도의 산으로 2011. 8. 20. 19:39
◈ 언 제 : 2011년 8월 20일(토) 12:10~16:16
◈ 날 씨 : 비
◈ 테 마 : 기냥 우중산행
◈ 누 구 와 : 마눌과 단둘이
◈ 어 디 로 : 주차장(12:10)→선본사 입구(12:29)→관봉/갓바위(12:58)→노적봉(891m/13:48)→중식(14:00~14:35)
→은혜봉(인봉 15:06)→능성재(15:12)→보광암(16:13)→주차장(16:16)
◈ 얼 마 나 : 약 4시간 6분(중식시간 및 여유로운 휴식시간 포함)
◈ 산행기록 : 37회/누적 204회
눈을 뜨자마자 창밖을 내다 보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가 내리고 있다.
그래도 가까운 산이라도 갈까 해서 블로그의 지도를 뒤적거리는데 마눌이 팔공산 갓바위에 가고 싶단다.
늦잠 잔 작은공주 아침까지 챙기고 나니 벌써 11시다.
목적지까지 1시간에 산행시간 넉넉하게 4시간으로 계산하니 경산의 선본사를 기점으로 짧게 한바퀴 하면 될 듯하다.
혹시나 하며 경산을 향해 달리지만 역시나 비는 그치지 않고 추적추적 내린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아스팔트 포장길을 1km 올라야 하지만
우산을 쓰고 걷는 시원한 길이 지겹지만은 않다.
길 가장자리에서 간간이 야생화들과 인사도 나눌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고마리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보고...
뒤를 돌아보니 선본사에서의 오름길이 짧아서 인지
우산을 쓴 간편한 차림의 관광객들이 제법 많이 뒤를 따른다.
비에 젖은 잔대는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웠지만 그 아름다움은 간직하고 있다.
비는 내리지만 맑은 공기에 야생화들과 함께 하는 길은 생각보다 짧았다.
어느덧 선본사 일주문을 통과하고 선본사 입구의 등산안내도를 살펴 본다. 좌측으로 올라 관봉정상의
갓바위를 만나고 우측으로 돌아 관음 휴게소가 있고 우리의 애마가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하산하면 될 듯 하다.
갓바위를 지척에 둔 위 선본사(?)에는 그 높이를 알리 듯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있다.
갓바위! 불자들에게 그 명성은 이미 알려져 있고
강산 또한 그 명성을 들은 바 있지만 마눌 덕에 첨 찾아 보는 곳이다.
하늘문 같은 곳을 통과하여 오르니 불자들이 기도를 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고 다소의 엄숙함이 느껴진다.
조금 더 올라 전망터가 있는 곳에서 건너편 진행길의 능선을 가늠해 본다.
마눌은 기도를 할 요량인지 먼저 올라가라 재촉하여 갓바위석불상을 먼저 만난다.
제법 큰 참나리가 활짝 피었지만 갓바위불상을 대하기로는 그 크기가 너무 앙증맞다.
갓바위불상 앞에서 신자들은 소망과 염원을 위해 바쁘게 일어났다 엎드렸다를 반복하며 기도중이지만
그 아래로는 운무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장관이다.
들여다 보지 못하고 올랐던 선본사도 발 아래로 조망된다.
마눌은 분주한 갓바위석불상을 피해 먼 산을 바라보며 소망을 비는 듯한 모습이다.
지도를 보니 관암사 방향인데 이정표에는 약사암으로 표기 되어 있다.
약사암을 구경할까 아니면 그냥 능성재로 갈까를 망설이다 이지역 산객인 듯한 노부부에게 길을 확인한다.
헉! 괜히 여쭈었다는 생각이... 두 분의 생각이 달라 말다툼이 벌어진 것이다. ㅋㅋ
두분이 사라질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또 언성이 높아질까 해서다. ㅎㅎㅎ
결국 지도만을 믿고 능선재를 찾아 나서기로 하고 마눌과 둘이서 두 분을 다시 생각하고 웃음과 함께 길을 이어간다.
운무속에 가린 반대편의 갓바위지구를 내려다 보며 그 영감님 말씀을 들었다간 이 좋은 풍광도 못 즐기고 하산할 뻔 했네~
ㅎㅎㅎ 한번 더 크게 웃는다.
진행하다 돌아본 관음봉은 반대편에서 기도중인 신도들로 분주한 모습은 느낄 수 없는 평화롭고 평범한 모습이다.
하지만 대구 방면인 진행방향 좌측으로는 운무의 향연이 계속되고 있다.
진행할 노적봉 방향을 가늠해 보고 관음봉 방향을 돌아 보니 우회로로 간 줄 알았던 마눌이 뒤따르고 있다.
바위길을 무서워 하는 마눌을 우회로로 보내고 홀로 암봉을 올랐는데 마눌이 우회로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암릉으로 오른 마눌은 연신 탄성을 자아낸다.
탄성이 아니라 긴 한숨과 주부의 묵은 스트레스를 토해 내는 듯 하다.
모든 명산들이 그렇지만 유독 팔공산에는 사찰과 암자가 더 많은 듯 하다.
해서 그 이름을 알기도 어렵고 지도나 개념도마다 그 이름이 다 다르다. 봉우리들 또한 그렇다.
건너편으로 조망되는 높은 봉우리다.
운무에 가려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그 높이로 보아 서봉 쯤이 아닐까 싶다.
높고 웅장한 바위가 있는 저 봉이 노적봉이 아닐까?
종주등산로란 표시목만 있을뿐 정상석이나 정상표지가 없어
사전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자세히 보지 못한 강산으로서는 정확히 알기가 쉽지 않다.
노적봉인 듯한 그 웅장한 바위봉에 도달하지만 젖은 바위에다 험한 직등이라 우회하기로 한다.
몇 산객들이 담소를 나누며 식사중인 전망터에서 노적봉 방향을 돌아보고 진행방향의 멋진 암봉도 조망해 본다.
짧은 시간이지만 수시로 그 모습들이 변하는 모습이다. 운무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단 둘만의 식사장소를 찾기 위해 저 개구멍을 통과하여 암봉에 올라보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마눌에게는 아직 역부족이다.
ㅎㅎㅎ 건너편으로 오란다.
하지만 그럴수 없다. 사방으로 조망이 탁월한 곳에다 가장 높은 곳이다.
팔공CC가 발 아래로 조망되고 진행 방향의 암봉에 있는 몇 산객들도 시야권이다.
노란색의 상의의 두 분이 노부부 산꾼으로 홀로 선 저 산객에게 설악산 구석구석 안가본 곳이 없다고 그 길들을 설명하는 장면이다.
물론 그 곳까지 진행하여 옆에서 들은 내용이다.
이건 또 무슨 시추에이션!
사방의 풍광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이번엔 누워서 하늘을 향한다.
ㅎㅎㅎ 그래 실컷 즐겨라.
식사장소가 마땅치 않아 다시 진행하여 그 노부부가 있는 암봉에 오른다.
좀 전에 올라 조망을 즐겼던 바위가 여기서 보니 더 아찔하다.
두 분이 자리를 차지하여 또 식사장소가 마땅치 않아 풍광을 즐기고 증명사진으로 흔적만 남긴다.
급하게 오느라 도시락도 못싸고 따랑 김밥이랑 더운 물 뿐이니 장소가 좁으면 어떠하리
그냥 작은 입석바위 위로 오른다. 그래도 좋다.
대구 방면만 등 뒤로할뿐 경산방면과 진행 방면 그리고 진행해 온 방면 모두가 열렸다.
진행방면과 진행해 온 관봉방면의 마루금 너머로 운무가 엄습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우리가 있는 장소를 완전히 포위해 버린다.
식사후 진행길에서 돌아보니 그것도 잠시만에 다시 운무가 걷히고 다시 마루금들이 제 모습을 되 찾는다.
은혜봉? 어찌 되었던 저 봉우리를 마지막으로 우리는 우측 능선을 타고 내려서야 한다.
좌측은 동봉으로 향하는 종주길이 계속 이어진다.
또 봉우리 하나가 앞을 가로 막는다.
그 위에는 두꺼비 형상을 한 바위가 자리를 지키고 있고 우리는 또 우회길을 버리고 그 곳을 오른다.
좌측 아래로 팔공CC가 내려다 보이는데 왠 저수지 같은 축대가 조망된다.
이젠 관봉도 아득하기만 하고 이내 요상스런 바위가 정상을 지키고 있다.
아마도 인봉(은혜봉) 정상인 듯 하다.
촛불을 밝히기에는 너무 깊이가 앝은데,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판 모습임에 틀림 없는 듯 하다.
지금은 운무에 가렸지만 동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의 멋진 암릉지대와 웅장한 봉우리들에 반한 마눌은 저 곳이 더 멋지단다.
ㅎㅎㅎ 물론이지 저기가 주봉들이 다 모인 곳이니까...
이젠 마눌도 산꾼이 다 되어 간다. 다음엔 저기로 가잔다. 능선만 타면 힘들지 않다나? ㅋㅋ
하지만 오늘은 우틀이다.
애마가 기다리고 있고 더군다나 택시를 타고 차량회수를 한다면 그 비용에 놀랄 마눌이기 때문이다.ㅋㅋ
능선재! 지도가 맞다면 그 곳이다.
우리는 계획대로 우측 은해사 방면을 따르다 선본사 방향의 내림길을 두어개 지난 후
다시 우측으로 꺽어서 관음휴게소가 있는 주차장으로 내려서야 한다.
처음에는 뚜렷했지만 이어지는 길이 다소 희미하여 마눌이 단석산 절골의 공포가 다시 상기되는 모양이다.
그렇게 내려선 곳 좌측으로 불상이 있고 분위기로 보아 보광암으로 잘 내려선 듯 하다.
이제 아스팔트 포장길을 우측으로 조금만 오르면 애마가 있는 주차장이다.
비를 원망하기도 잠시만에 간단하게나마 산행을 즐길수 있었다.
아마도 혼자라면 남산에나 가지 않았을까?
이젠 제법 산친구의 모습이 되어가는 마눌의 뒷모습을 보며 감사를 표한다.
오늘의 하산주는 차량으로 잠시 내려서서 솔메기식당에서 막걸리 한병과 도토리묵 한 사발로 간단히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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