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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도 지리산을 중도 포기하고 탈출한 산행기일반산행/경상도의 산으로 2011. 9. 18. 09:51
2년이 지난 지금은 그곳의 상황도 많이 바뀌었지만,
추억이 많은 산행기이기에 다시 돌아보기로 한다.
◈ 언 제 : 2011년 9월 17일(토) 10:10~14:00
◈ 날 씨 : 맑음
◈ 테 마 : 섬산행
◈ 누 구 와 : 소나무 금낭화님 부부, 강산 부부
◈ 어 디 로 : 가오치 선착장(09:00)→금평항(09:37)→돈지(버스로 이동/10:08)돈지마을(10:10)
→돈지분교(10:13)→지리산(중식/11:54~12:42)→촛대봉(13:00)→사거리 갈림길
(13:11)→성자암(13:32)→옥동(14:00~14:20)→금평항(버스로 이동/14:30) / 소나무님
부부 하산후 합류(15:46)금평항(18:00)→가오치 선착장(18:35)
◈ 얼 마 나 : 약 3시간 50분(중식시간 및 긴 휴식시간 포함) / 소나무님 부부 : 약 5시간 36분
◈ 산행기록 : 40회/누적 207회
오래전부터 동경해 왔던 사량도의 지리산이다.
그러던 중 소나무님이 부부동반으로 같이 가기를 청한다.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기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흔쾌히 답을 하게 된다.
소나무님 부부는 지리산에 반해 해마다 한차례씩을 그곳을 찾는다고 한다.
그런데 금욜 오전부터 왜 이리 몸이 피곤한가 했는데 오후부터 온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한다.
이크 이러다 낼 산행을 못갈지도 모르겠다.
걱정이 앞서 급히 퇴근과 동시에 이비인후과를 찾아 처방을 받아 약을 먹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든다.
마눌은 걱정이 되어 낼 약속을 취소하라지만 2주전에 한 약속에다
그 정도의 산이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고집을 피운다.
기실 약속도 약속이지만 근 2주간을 제대로 된 산행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앞선 것도 그 이유중 하나다.
다행히 아침의 컨디션은 비교적 양호하다.
해서 마눌과 함께 급하게 배낭을 꾸리고 오릉으로 님들을 만나러 나선다.
경주에서 약 2시간 30분 여만인 8시 35분경 가오치 선착장에 도착하여
9시 배편을 예매하고 나올 배는 오후 4시 30분임을 확인한다.
근데 이것이 사고의 발단이 될줄은 아무도 모른체 즐거운 마음으로 배에 올라탄다.
이동중 주변의 아기자기한 섬들과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풍광들을 즐기고
한장의 기념사진도 남긴다.
화창한 날씨가 산행을 힘들게 할것이라는
걱정과 함께 조망권이 탁월할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한다.무더운 날씨에 몸이 정상이 아닌지라 앉아만 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데 힘든것 보다
주변의 깨끗한 풍광에 반하여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다.
이쪽저쪽을 보고 가끔은 셔터도 누른다.
그러던차 사량도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고 지리산도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렇게 바다풍광을 즐기는 동안 사량도는 점점 지척으로 다가오고
이내 도착예정 안내방송이 스피커를 타고 흘러 나온다.
금평항을 지척에 두고 좌우로 무엇인가 공사를 진행중이다.
아마도 교각설치를 위한 구조물인 듯 하다.
상도와 하도를 잇는 다리를 설치하기 위한 기초공사인듯 하다.
사량면소재지인 금평항이다. 제법 큰 마을이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돈지마을로 이동하여 지리산과 가마봉 그리고 옥녀봉을 이어 이곳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버스에 올라 타고 10분 여를 만원버스 속에서 땀을 흘린다. 출발시간이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잠시후 버스가 출발하자 차창밖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이마에 땀을 씻어 주고 15분 이상을 이동하여 도착한 돈지마을이다.
말로만 듣고 선답자의 산행기로만 감상한 지리산의 암봉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명성에 걸맞는 자태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미 폐교가 되어 버린 사량초교 돈지분교를 지난다.
사량도에 위치한 3개의 분교중 하나이다.
이후 평화롭고 호젓한 들길을 잠시만에 본격적인 산길을 알리는 돌탑이 나타나고 이내 된비알로 이어진다.
야생화를 담으려다 우리팀을 놓쳐 뒤 늦게 따라 잡기 위해
줄 이은 산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뛰어서 힘겹게 합류하게 된다.
시원찮은 몸으로 달리기까지 한데다 급한 오르막길이 버겁게 느껴지더니
점점 숨이 턱에 차 오르고 호흡조절이 어렵다.
아마도 일찍 포기를 해야 할 모양이다.
그런데 마눌 혼자 올라가라지만 같이 하산하겠단다.
금낭화님과 소나무님을 번갈아 가며 통화를 하고 설득을 당해 수차례 쉬면서 오른 곳이다.
경치는 좋다.ㅎㅎ
탁월한 풍광은 좋다만 도저히 자신이 없다.
이쪽저쪽 풍광도 즐기고 출발지인 돈지마을의 평온함을 느끼고 긴 휴식을 취한다.
휴식중에 계속 설득을 하려드는 소나무 부부에게 결국 넘어가고 만다.
일단은 배낭의 짐들을 마눌의 배낭과 소나무님의 배낭에 옮겨 담고
가벼운 배낭으로 정상을 향하기로 한다.
진행할 방향이 오늘따라 유난히도 가파르고 높아 보인다. 올라갈수 있을까? ㅜㅜ
(층층이꽃나무. 파란 빛이 매력적인데 촛점이 잘못 잡혔다.)
잠시 홀로 독백을 하고 쉬는 사이 느낌이 이상하다.
뒤를 돌아보니 배낭이 없어졌다.
금낭화님이 배낭 두개를 몰래 메고 먼저 출발한 것이다.ㅋㅋ
빈 몸으로 살방살방 풍광을 즐기며 님들의 뒤를 따른다.
배낭 두개를 메고 도망을 한 금낭화님은 이미 건너편 봉우리 아래 소나무 그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반대편으로 내지마을도 조망되고 좌우로 탁월한 조망이다.
강산은 오늘 팔자도 좋게 이렇게 편안한 산행을 한다.
카메라 하나만을 메고...ㅎㅎㅎ
무더운 날씨에 세명을 고생시키고 혼자만 팔자 좋은 산행이다.ㅋㅋ
불쌍해 보이지 않냐는 금낭화님의 질문이지만 오히려 행복한 모습들이다.ㅎㅎ
무더위에 홀몸도 힘든데 민폐까지 끼쳐 미안한 마음이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우여곡절끝에 지리산 정상이 지척으로 다가오고
층층이 꽃나무가 이번에는 배경과 잘 어우러져 제 빛깔을 찾았다.
ㅎㅎㅎ 날아가려는 모자 덕에 영화의 한 장면이 연출된다.
지리산 정상에서 소나무 금낭화님의 애정신을 담아본다.
그리고
먼저 단체 기념촬영을 시작으로
두 부부가 번갈아 가며 족적을 남긴다.그렇게 족적을 남겨두고 식사를 하는데 신비로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뭉게구름의 일부분이 하얗게 올랐다. 햇볕의 방향을 탄 것이다.
금낭화님이 무상으로 빌린 노천 레스토랑이다.
소나무 그늘 아래서 풍광을 즐기며 맛나게 식사시간을 즐긴다.
우즈의 샷으로 저기가지 날릴수 있을까?
오름길 대화의 주인공인 저곳, 가운데가 넓직한 아담한 섬이다.
그렇게 50분 가까이를 풍광을 찬을 삼고 시원한 바람을 안주삼아
정상주와 함께 중식시간을 보내고 정상석과의 작별을 고한다.
그리고 신선들이 놀았음직한 작은 암봉의 정상도 마음에 담아 둔다.
불모산을 향하는 길에 건너편으로 조망되는 하도 칠현산의 모습이다.
언젠가는 이곳 상도의 지리산과 연계산행이 가능할 듯 하다.
내년 3월 완공예정인 다리가 이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멋진 돌탑의 모습이다.
아마도 작은 입석의 주변에 돌을 쌓아 만든 듯 하다.
식사후에는 제법 부드럽고 편안한 길이 이어져 그런대로 견딜만 하다.
내지마을도 점점 뒤로 물러 서고
불모산과 멋진 암봉들로 이어지는 옥녀봉 줄기가 다가오지만 마음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체력으론 더 이상 힘든 오름길은 불가능 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정상을 올려다 보니 산객들이 몇몇 보이고 조망이 탁월한 곳으로 보이지만....
안부에 도달하여 옥동마을로 하산하는 길을 확인하고 님들께 탈출의사를 밝힌다.
서로의 마음이 편치 않겠지만 이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판단하고 미련없이 하산하기로 한다.
미안쿠로 마눌도 함께...
이삭여뀌도 만나고
며느리밑씻개 밭도 지나고
그렇게 잠시 야생화들을 구경하는 사이 성자암에 도달하게 되고
내림길을 확인하니 급한 내리막에다 시멘트 포장길이다.
앞이 캄캄하다. 가장 싫어하는 포장도로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좀 쉬었다 가자~
수련들과 한동안 노닥거리고 자리에 퍼질고 앉아 시간을 잠시 보낸다.
그렇게 잠시 쉬었다 힘들게 엉덩이를 일으켜 시멘트 포장길을 따르는데
들에서 흔히 만날수 있는 순박한 여뀌가 반긴다.
진홍색의 이삭여뀌도 이쁜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행히 구경거리가 있어 심심찮게 포장길을 내려와
건너편으로 보이는 칠현산 줄기를 보며 옥동마을로 내려서게 된다.
중간에서 탈출하여 진행하지 못한 암봉들을 올려다 보며 스스로를 위로 한다.
거기서 부터가 스릴감과 조망으로 즐길거리가 많고 멋진 구간이지만
오늘은 아쉬움이 없다. 아니 아쉬움보다 올바른 판단을 한 것 같다라고...
기실 그렇다.
밧줄구간으로 이어지는 암봉과 조망권이 탁월한 곳이지만 이 체력으론 위험이 따른다.
민폐는 말할 것도 없고...
소나무님 부부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정겨운 어촌의 섬마을 옥동마을을 칠현산이 앞에서 막아주고 뒤로는 지리산 줄기가 안아주고 있다.
참으로 평온한 마을이다.
마을에 접어 드니 소나무 그늘아래에 마을 어르신들의 화투판이 벌어졌다.
아마도 십원짜리 민화투판이 아닐까? 촌로들의 순박한 놀이중 하나다.
등산객들을 위한 잘 정비된 화장실앞으로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파노라마로 본 지리산 하단부의 암봉 줄기들이다.
그렇게 잠시 구경을 하고 등산화 끈을 풀고 정자에서 잠시 쉬려는데 버스가 지나간다.
어이쿠 급하게 배낭을 둘쳐 메고 신발을 끌며 좇아간다. ㅋㅋㅋ
그렇게 버스를 타고 금평항에 도착하니 2시 30분.
아직 두시간은 기다려야 배가 출항할 시간이다.
그늘에 자리를 잡고 매트를 깔고 앉는다. 시간이 너무 길다.
구석구석 둘러보지만 구경거리도 없다.
언젠가는 저 다리가 완공되고 많은 산객들은 상도와 하도의 지리산과 칠현산을 연계산행을 하는 날이 올테다.
아마도 내년 3월 이후가 될 둣 하다.
소나무님 부부가 하산지점이라는 연락이 와 마중을 나가기로 한다.
배시간이 4시 30분으로 생각하고 해물과 맥주로 간단히 하산주를 즐기고
선착장으로 이동하는데 이상하게도 배가 출발한다.
어!!! 이상하다??? 왜??~ 대합실로 들어서서 확인하니 출항시간이 4시이고 다음 배는 6시란다.ㅜㅜ
소나무님이 다른 방법을 백방 찾아 보지만 방법이 없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6시에 나가는 수 밖에....
한동안 보이지 않던 소나무님이 저 멀리서 다들 샤워하러 오라고 소리를 친다.
샤워를 할만한 민박집을 찾으러 다닌 것이다.
샤워를 시원하게 마치고 주인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눈다. 30년 전에 제주도에서 오신 분들이다.
할머니는 아직 물질을 하고 계시는 해녀인데,
노부부는 제주도의 문화가 아직 몸에 배이신 듯 하다.
오랜 물질로 팔이 아프신 할머니를 대신해 손빨래를 하고 계신 할아버지의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고맙다는 인사를 시작으로 적은 금액이지만 사용료를 드리고 금낭화님은 삶은 계란도 나눠 드리며 커피도 대접한다.
몇군데를 들렀지만 다 거절당하고 승락을 받은 집이기 때문에 더 감사했던 것이다.
누구나 언제든 샤워할 산객이 있다면 받아주겠노라던 노부부가 운영하시는 수정장 횟집민박이 파출소 뒤로 보인다.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면 찾아 뵙겠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6시 배는 놓치지 않고 미리 대기했다가 올라 타고 가오치 선착장을 향한다.
우여곡절 끝에 2시간 이상을 지체하게 되었지만
그 덕에 뜻하지 않은 일몰까지 구경하고 단촐한 식구지만 조금은 시껄벅적 떠들어 가며 경주로 출발한다.
운전기사는 바나나우유만 먹이고 자기네들은 캔맥주로 건배까지 해가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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