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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으로 실망을 안긴 구만산의 비경 구만폭포일반산행/영남알프스 산군 2012. 8. 14. 20:11
◈ 언 제 : 2012년 8월 12일(일) 11:23~16:48
◈ 날 씨 : 흐림
◈ 테 마 : 구만폭포의 비경을 찾아
◈ 누 구 와 : 마눌과 둘이서
◈ 어 디 로 : 쉼터주차장(11:23)→구만산장(11:33)→능선(12:04)→전망바위(12:56)→이정표(봉의저수지 갈림길 13:08)→구만산(785m/13:52~14:25)
→구만폭포(15:12~15:52)→약물탕(16:25)→구만암(16:33)→구만산장(16:42)→쉼터주차장(16:48)
◈ 얼 마 나 : 약 5시간 25분(중식 및 긴 휴식시간 포함 - 순 도보시간 4시간 미만)
◈ 산행기록 : 27회/누적 248회
비 소식도 있고 날씨가 다소 흐리지만 아직은 더위가 완전히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지난주 보다 기온이 2~3도 정도는 떨어졌기에 시원한 계곡산행을 계획 해 본다.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산세가 크고 협곡이 깊어 숨은 풍경이 있는 구만산을 목적산으로 하고 언양을 지나 밀양 산내로 향한다.
그냥 계곡으로 올라 구만폭포에서 편하게 물놀이나 하고 올 생각도 해 보지만 그 코스로는 거리가 너무 짧다.
해서 구만산장에서 우측으로 능선을 찾아 올라 능선길을 이어 정상에서 식사를 하고 구만폭포를 지나 계곡길로 하산 하기로 한다.
구만산은 영남알프스의 유명한 주봉들에 가려져 크게 알려지지 못했지만, 지역의 여름철 산행지로는 유명한 곳이다.
임진왜란때 이 곳으로 구만명의 난민이 피신했다하여 구만산으로 이름 붙이고, 이 골짜기를 구만동으로 이름 붙였다 한다.
그만큼 산이 크고 골이 깊다는 뜻이다.
그 계곡으로 들어서서 그 깊이와 특히 구만폭포 주변의 협곡들을 보노라면 그 사실을 확인 할수 있다.
구만동 계곡은 그 골이 깊어 긴 통속에 들어온 것 같다하여 통수골이라고도 불리기도 할 정도다.
오늘은 그 계곡을 하산길로 접어두고 능선을 찾아 오르기로 한다.
무더운 여름날씨이기에 하산길의 알탕을 위한 코스로 아껴두는 것이다.
약 1시간 20분 여만에 목적지인 쉼터가 있는 주차장 입구에 도착하여 도로 가장자리의 주차공간에다 주차를 하고
구만산의 아름다운 풍경이 숨어 있는 그 협곡을 올려다 보며 구만산장을 향한다.
진행길 좌측으로 내려다 보이는 주차장에는 관광버스와 승용차로 만차를 이루었고 피서인파들로 북새통이다.
잠시후 만나는 구만산장 입구 반대편인 우측으로 이정표가 보인다.
계곡을 따르면 3.8km고 능선을 따르면 4.1km이다.
그러니까 오늘 진행코스는 접근구간을 포함해 약 9km로 짧은 거리다.
하지만 우측으로 길을 찾아 오르자면 능선의 꼬리 부분을 자르고 바로 급한 경사길의 된비알을 치고 올라야 하기에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시멘트포장길을 만나게 되고 이내 좌측으로 숲길이 이어진다.
오름길이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된비알로 이어지고 무더위에 땀을 쏟아 내기 시작한다.
마눌은 수차례 호흡을 고르기 위해 발길을 멈추고 강산 또한 기다리다 진행하기를 반복한다.
오늘도 거짓말을 자주 내 뱉는다.
어~ 하늘이 보이네~ 이제 능선이 보이니까 힘든 구간은 마지막이다.ㅋㅋ
구만산장 입구에서 30분 여를 그렇게 힘겹게 올라 능선을 만나게 되고
첨으로 배낭을 풀고 자리에 주저 앉아 무더위속의 체력보강을 위해 쵸코릿 몇 조각과 음료를 마신다.
5분여를 그렇게 쉬고 나니 한결 편하다.
이제부턴 정말 편한 능선길만 따르면 된다.
물론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완만한 오름길과 짧은 된비알은 어쩔수 없다.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은 된비알을 올라 능선길을 걷는 보상이다.
그리고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조망터 또한 그 보상 중 하나다.
등로 좌측으로 진행방향의 봉오리들도 조망해 보고 통수골의 깊은 협곡도 느껴본다.
그리고 잠시후 우측으로는 북암산과 수리봉 그리고 억산까지 조망된다.
그 뒤로 위용을 과시하고 있어야 할 가장 높은 영알의 주봉 중 하나인 운문산은 운무에 가려 그 위용을 느낄수가 없다.
가스로 흐릿하긴 하지만 산내방면도 점점 조망이 열리기 시작하고
초입이었던 구만산장 방면도 좌측 뒤로 아득히 멀어져 간다.
그리고 봉의저수지도 발아래로 조망된다.
봉의저수지는 구만산과 억산 사이의 가인계곡에서 내려온 물들을 가둔 곳이다.
몇 걸음 옮기지 않아 또 마눌이 발을 멈춘다.
들머리의 구만산장 방면의 조망이 더 시원하게 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이내 우측으로 영알의 멋진 봉오리들이 시야에 들어 온다.
북암산과 좌측 뒤의 사자봉 그리고 우측 뒤로 수리봉과 운무로 정상이 가린 운문산이다.
발 아래의 봉의저수지 뒤로 산내면 일대도 박무에 희미하게 열리고...
그렇게 간간이 불어주는 바람과 조망을 즐기는 사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은 암봉 하나가 떡하니 진행길을 가로막고 있다.
우회길이 있지만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아 그 곳을 올라 또 멋진 풍광을 즐기기로 한다.
그 정상에는 각지에서 모여든 산악회와 산꾼들의 리본이 걸려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탁월하다.
먼저 영알의 멋진 봉오리들과 봉이저수지 뒤로 산내방면을 조망해 보고 진행해 온 길 뒤로 밀양시 방면과
그 곳으로 이어진 잔잔하고 아름다운 마루금들도 조망해 본다.
가스로 희미하긴 하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풍광은 언제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 준다.
울산 밀양간 이어지는 울밀선 구 국도로 밀양시 방면의 풍광이 가스로 깨끗하지는 못하지만 그 나름 운치가 있다.
밀양방면으로 평온하게 이어지는 마루금의 조망을 마지막으로 그 곳에서 내려선다.
그렇게 그 곳을 내려서서 진행하니 다시 부드러운 길이 이어지고 이내 봉의저수지 갈림길 이정표가 기다리고 있다.
우측으로 내려서면 봉의저수지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이다.
우리는 물론 직진으로 구만산 정상을 향한다.
더위에 땀은 비오 듯 하고 배에서 알람까지 울린다. 하지만 여는때처럼 우리는 그냥 정상까지 진행하기로 한다.
식사후 포만감으로 오름길을 오르는 고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배고픔을 뒤로 하고 45분 여간 길을 이어 억산과 가인계곡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있는 이정표를 지나 이내 정상에 도달하게 되는데,
소란스런 소리와 함께 단체산객들이 정상석과 씨름중이다.
이럴땐 식사부터 하는 것이 최선이다. 언제 저 정상석을 비울지 모르기 때문이다.
얼려온 캔 맥주로 먼저 목을 축이고 밥상을 편다.
마눌님이 손수 준비한 조금의 된장찌게와 계란말이 그리고 호박나물과 김치... 소박하지만 종류가 많다.
그렇게 맛나게 배를 채우고 한가한 틈을 이용해 정상석과 인사를 나눈다.
785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오름길은 만만치 않은 곳이다.
물론 여름산행지로 유명한 곳이라 그 더위가 가세해 그런 것이다.
자~ 이제부턴 즐길시간이다.
내림길로 이어지고 내림길 후 얼마가지 않아 구만폭포를 만나 시원한 알탕을 할 수 있다.
아니 옷은 입고 들어가야겠지.
내림길에 건너편으로 보이는 지능선도 조망해 보고 구만산 정상도 돌아본다.
내려서서 진행할 통수골이 그 이름만큼이나 깊다.
임란때 난민들 구만명이 이 곳으로 피신했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대목이다.
급하고 긴 내림길을 땀을 훔치며 내려서고 구만폭포의 상단계곡을 만나지만 수량이 거의 없어 폭포애 내려서기도 전에 실망감이 든다.
단체산객의 뒤를 이어 폭포 내림길을 따르는데 급하고 위험한 길이라 속도는 나지 않고 폭포에서는 물놀이의 소란스런 소리만 들린다.
내림길에 본 구만폭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암벽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그 절경들을 눈에 담으며 폭포로 조심스럽게 내려 선다.
그렇게 내려선 구만폭포에는 그 소란스러웠던 소리만큼이나 객들이 몰렸다.
42m 높이의 직벽으로 떨어지는 구만폭포 주변을 깍아지른 절벽으로 높이 100m는 됨직한 병풍바위들이 둘러싸고 있기에
물줄기가 약해 폭포의 위용은 느낄수 없으나 그 절경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잠시후 단체산객들은 빠져나가고 어린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만 물놀이에 흠뻑 빠져있다.
우리는 수량이 오줌줄기 같은 폭포구경을 뒤로 하고 등산화 끈을 풀고 양말도 벗는다.
그리고 옷을 입은 채 더위에 찌들고 땀범벅이 된 몸을 씻기 위해 그 곳으로 뛰어 든다.
많은 님들이 다녀간 터라 물은 심하게 차갑지 않고 땀을 식히기에 알맞은 온도다.
소란스런 아이들의 물놀이 틈새에서 긴 시간 땀을 식히고
젖은 옷에 양말만 갈아 신은 채 계곡길을 따라 하산을 하며 그 협곡을 즐긴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암벽들이 장관을 이루고 우리는 절로 탄성을 내 뱉는다.
신비스러운 기암들과 그 사이를 흘러 절경을 이루어야 할 계곡이 폭염속 가뭄으로 그 모습을 느끼기 어렵고,
시원한 물에 뛰어들어 땀을 식히고 그 몸으로 내림길 이어가지만 무더위에 땀은 다시 이마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해 온 몸을 흠뻑 적신다.
계곡을 건너고 다시 숲길로 들어서고를 수차례만에 나무계단으로 이어진 약물탕에 도달하게 된다.
약물탕은 발을 담그고 1분을 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물이 차갑고 이 물을 마시면 피부병이 다 나을 정도로 약성까지 있다고 한다.
수년전만 해도 바위를 밧줄을 타기도 하고 석문을 지나기도 한것 했는데 이제는 전체가 나무계단으로 이어져 그 곳으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그 나무계단을 다 내려서고 이내 계곡에 기이하게 세워논 돌들을 만나게 된다.
티비로 본 적이 있지만 실제로 보니 더 신기한 모습이다.
어떻게 뾰족한 부분으로 저렇게 세울수 있을까?
그렇게 옛 구만동 계곡의 절경을 머리에만 남기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흘러내리는 굵은 땀방울과 함께 구만암을 지나고
들머리였던 구만산장 앞의 이정표를 지나 애마가 기다리고 있는 주차장 앞에 도달하게 된다.
다시 계곡으로 올라가 뛰어들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는 노릇...
그냥 겉 옷만 갈아 입고 차에 올라 탄다.
그래도 무더위에 집에서 뒹굴며 지겨워 하고 갑갑해 하는 것보다 산행도 하고 땀도 원없이 흘렸으니
온 몸에 퍼진 니코틴과 알콜의 독소 그리고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빠져나간 듯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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