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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길의 지난 추억....강산의 일상다반사/강산의 일상 2012. 8. 31. 07:25
모처럼 블로그를 찬찬히 들여다 본다.
그런데 마우스가 종주산행으로 옮겨지고
낙동정맥과 호남정맥 산행기를 클릭하게 된다.
문득 그때의 추억이 떠 오른 것이다.
가사령 이남부터 시작해서 절반만을 종주했던 낙동정맥길
그리고 그 길을 종주하다 도중 하차한 호남정맥길...
그 길들을 걸었던 즐거움과 고통들,
그 추억이 아지랑이 처럼 피어 오른다.
처음 나설땐 출격을 위해 단단히 산행장비를 점검하고
선배님들의 조언도 귀담아 듣는다.
천지를 모르고 따라 붙은 종주길은 그리 만만치가 않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룻강아지가 된 강산이 겁 없이 합류한 산행팀은 울산의 모산악회 1대간 9정맥 종주단.자신만만한 하룻강아지의 모습이 제법 덤직 하구만 ㅎㅎㅎ
긴장감은 물론이고 설레임이 더 가득했던 정맥 종주길....
멋 모르고 첫 종주길을 따랐다가 생고생을 했지만, 머리 나쁜
강산은 그 고생한 기억은 간데 없고 이내 두번째, 세번째를
이어 줄 곳 거기에 미쳐 따라 다니게 된다.수차례 종주길을 같이 한후 비로소 그 팀의 일원으로 인정받아
무전기까지 받아 들고 산행길의 추억을 만들기 시작한다.
접하지 못했던 고행길을 나선 것에 대해후회도 해 보지만,
고행속의 즐거움과 행복감에 결국 거기를 빠져나오지 못한다.때론 칠흑 같은 새벽에 산행을 시작하기도 하고, 천둥번개와 폭우 속에서도 새벽같이 집을 나서
그 길을 따르기도 한다.진이 다 빠질 정도로 힘이 들 무렵에는 어김없이
중식시간이 찾아오고, 강산은 그 힘듬 속에서도 정상주를 빠뜨리지 않는다.
즐겁고 행복한 식사를 마치면 그 포만감에 다시 고행길이 시작됨을 알면서도...
무리지어 출발하지만 식사시간이면 거의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자리를 잡는다.010203폭염속 20~30km의 강행군으로
탈진에 초주검이 된 몰골...그 몰골로 선배님들에게 도움
을 받기도 하고...한치앞을 가늠하기도 힘든 운무
속의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메이
기도 한다.그래도 잊을 수 없는 건 하산후의 막걸리 한 잔
그리고 선배들의 격려와 화이팅이다.
그 긴 거리와 긴 고행의 시간들...
때로는 고통까지 느낀 정도지만 선배들의 격려와
막걸리 한 잔에 그 고통은 말끔히 사라진다.그 길들을 악우들과 서로를 격려하며
그렇게 걷고 또 걸었다.
중간지점에서 시작했지만 부산 다대포 몰운대에서 낙동정맥을 마무리 하고
완주축하행사에서 호남정맥과 나머지 정맥길을 합쳐 9정맥까지 같이 하기를 약속했다.
그렇게 호남길을 이어가던 어느날...
IMF를 겪은지 10년 만인 2008년 말에 미국발 환란이 들이닥친다.
몸을 담고 있는 회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종 비용은 물론이고 임금까지 삭감하게 된다.
다니던 직장과 가정의 분위기가 침체되고 나니
의기소침한 가족들을 두고 홀로 그 길로 나서기가 민망하다.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움도 행복으로 즐겨 왔건만
환란이란 놈 때문에 그 종주길이 끊기고 만 것이다.
환란을 극복하고 정상화 되었지만
그 길을 다시 잇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환경과 강산의 체력, 모든 것이 변화하여
되돌리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다.
오늘도 백두대간과 9정맥길을 동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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