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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고분군 연꽃단지국내여행/경주시 산책길 2016. 7. 20. 00:05
경주의 연꽃단지라면 대부분 동궁과월지
그리고 동부사적지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비교적 조용한 곳인
황남동고분군의 연꽃단지를 찾기로 한다.
동궁과월지에서 차량으로 5분 정도의 이동거리지만
주변의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아침시간에 날씨까지 찌푸린 탓도 있겠지만...
이곳의 연지는 오릉을 향하는 편도 1차선의
좁은 도로와 나란히 하기에
드라이브길도 좋은 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어떤 배경이라도 좋은 풍경,
어떤 상황에서도 멋진 자태의 연꽃들이다.
밤새 촉촉히 내린비가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아침이다.
특이하게도 길게 늘어선 연지의 모습이다.
그것도 도로와 나란하게 말이다.
작은 종이배 같은 연꽃잎...
언제 떨어졌는지 고상한 그빛깔은 어디가고
이미 말라비틀어진 꽃잎의 애처러운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살짝 흔들려 아쉬운 장면이다.
그리고 기와가 있어 더 아름다운 풍경이다.
자련과 백련이 적당이 어우러진 모습,
그래서 더 아름다운 풍경이다.
정말 아름다운 자태다.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시선을 사로잡는 알수 없는 매력이 있다.
꽃잎이 몇장 남지 않아도...
심지어 다 떨어지고 한장도 없어도
그 나름의 멋이 있는 연이다.
홀로 떨어져 밤새 빛물만 잔뜩 머금은
꽃잎 하나가 묘한 기분을 전해온다.
특이한 연지의 풍경,
경주이기에 그리고 신라의 천년고도이기에
가능한 풍경들이다.
너무 빼곡히 들어선 모습들만 보았기에
여백이 있는 이런 풍경이 살짝 시원한 느낌이다.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는 듯한
그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케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풍경들이 답답했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ㅎㅎ
비를 피하기 위해서일까?
연잎 아래에 숨어 있는 자련 한송이가
인상적인 모습이다.
너의 생도 이젠 다되었구나!
역시 한옥들과 함께
그리고 거대한 무덤과 함께이기에
더 아름답고 특이한 풍경들이다.
연지의 가장자리에 외로이 핀 접시꽃도
빗물을 머금어 싱그러운 모습이다.
이또한 잎이 다 떨어져 나가도
그 나름의 멋을 품고 있는 연이고,
꽃술이 빗물에 젖어 산발이 되었지만
그 자체가 아름다운 연이다.
빛깔이 곱기도 하여라~
그렇게 그 긴 연밭을 다시 돌아나오는 길...
연밭의 미운오리새끼?
물옥잠화는 아니듯 하고
어디선가 본듯 한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그렇게 조용히 즐긴 아침산채길이다.
붐비지도 않고
그렇다고 동궁과월지의 그것보다 부족하지도 않은
연밭에서의 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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