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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젓한 오솔길에 푹 빠진 운제산 시루봉에서 도투락목장으로 가는 길일반산행/근교산행(경주) 2011. 10. 30. 19:02
◈ 언 제 : 2011년 10월 29일(토) 09:16~13:56
◈ 날 씨 : 흐림(한때 비)
◈ 테 마 : 단풍, 억새산행
◈ 누 구 와 : 마눌과 단둘이
◈ 어 디 로 : 화산골산장(09:16)→소림사(09:20)→화산저수지(09:40)→운제산이정표(10:12)→운제산갈림길(10:40)
→시루봉갈림길(11:17)→시루봉(503m/11:19)→운토갈림길(11:34)→암곡갈림길(12:07)→그랜드호텔
(12:14)→산불감시초소(간식/12:22~12:40)→작은동대봉산(13:08)→화산지갈림길(13:20)→정자(13:27)
→화산골산장(13:56)
◈ 얼 마 나 : 약 4시간 40분(간식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 산행기록 : 47회/누적 214회
주말에 또 비소식이 있다. 하지만 짧은 산행이라도 계획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일요일에는 결혼식 참석이 있어 산행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궁금증이 가시지 않은 곳이 있어 인터넷 검색을 하여 천북 화산의 소림사에서
운제산 시루봉과 이어진 도투락목장을 찾기로 계획해 본다.
이동거리도 짧고 산행시간도 그리 길지 않기에 오후에 내린다는 비를 피할수는 있다는 생각에서다.
평소 잘 아는 길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비로 소림사 그 입구의 화산보건진료소를 검색하면 쉽게 들머리를 찾을 듯 하다.
불고기단지로 진입하여 잠시만에 소림사 입구인 보건진료소를 확인하고 우회전하여 쉽게 소림사를 찾는다.
소림사까지 차량이 들어갈수는 있지만 경내에는 들어갈수가 없기에
소림사 길목에 있는 화산골 산장 부근에 주차를 하고 소림사를 향한다.
소림사를 알리는 입석표지와 대웅전 등이 멋지게 잘 꾸며져 있는 사찰이다.
하지만 인적없는 그 곳이 왠지 설렁하고 정감이 없는 느낌이다.
소림사 경내에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좌측길을 따라 들머리를 찾아 나선다.
붉은 빛깔의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울긋불긋 아름답게 단풍이 익어가는 모습이 마음의 정화를 하는 듯 하다.
도둑이야~ ㅎㅎㅎ 진입로를 철문으로 단단히 막아 놓았기에 어쩔수 없는 통과법이다.
다리를 건너며 위 아래로 계곡을 살펴본다.
제법 큰 규모의 계곡을 단풍이 곱게 치장하였다.
제법 우렁찬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르지만 지루하지가 않다.
진행방향을 올려다 보고 지나온 길을 돌아 봐도 모두가 아름다운 빛깔의 단풍 든 모습이 산책길에 호사를 안겨준다.
그렇게 호사스런 발걸음으로 화천지에 도달하게 되고
우리는 화천지 뚝방을 건너게 된다.
그리고 건너편으로 보이는 작은 봉우리의 사면을 타고 저수지를 따라 돌듯이 진행하면 된다.
화산지의 물은 그리 맑지 못하지만 주변을 둘러싼 단풍 든 숲들과의 조화로움은 그 이상의 아름다운 풍광이다.
돌아본 진행해 온 길 또한 아름다움에 물든 계곡길의 모습이다.
그렇게 풍광을 즐기며 뚝방을 건너 산길을 찾아 오른다.
진행길에 만나게 되는 저수지 가장자리의 붉게 타는 옻나무 잎에 잠시 취하기도 하고
건너편으로 울긋부긋한 숲들의 모습을 다시 조망해 본다.
그렇게 저수지의 일부를 따랐나 싶을때 임도가 있는 사거리에 도달하게 된다.
좌측은 현봉약초나눔센터란 곳으로 가는 길이고 앞으로 보이는 직진길은 아마도 청수골로 가는 길인 듯 하다.
따라서 우리는 우측 임도를 따르면 될듯 하다.
마눌이 그 길을 먼저 진행하지만 오늘은 너무 조용하다.
아닌체 하지만 아마도 고즈넉한 길을 걷다 보니 멧돼지의 공포가 뇌리를 스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ㅋㅋ
나침반을 두고와 방향감각이 없어 두리번 거리며 조심스럽게 진행하던 중 반가운 님을 만나게 된다.
바로 이 갈림길이다. 아니 갈림길도 그렇지만 갈림길을 안내하는 저 특이한 모습의 이정표가 더 반가운 것이다.
운제산을 운재산으로 잘못 표기하기는 했으나 못 알아볼 산객은 없을 터...
설사 독도법을 잘 아는 산객이라 할지라도 하나의 측도가 될수 있기에 진행길에 도움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고마운 님 덕분에 마음에 짐을 내리고 잠시 호흡을 고른후 좌측으로 님의 안내에 따라 진행한다.
잠시의 오름길 후 고즈넉한 산길이 다시 이어지고 다시 길이 넓어 지는가 싶더니 이내 또 다른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번에는 우측 방향으로 길을 이어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또 다른 님의 배려가 묻은 시그널이다.
노가다 산꾼!! ㅋ~ 아마도 험한 산행을 즐기는 산꾼인 듯 하다.
잠시의 좁은 숲길로 들어가 무덤 몇기를 지나니 다시 임도성 큰 길로 이어진다.
또 단풍든 나뭇잎에 반해 잠시 눈인사를 하고 진행한다.
또 하나의 갈림길이다. 역시 우측으로 돌면된다.
오늘산행은 지도와 같이 무조건 우측으로만 돌면 큰 실수는 없을 듯 하다.
그런데 잠시후 또 사거리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 잠시 길을 멈추게 된다.
무조건 우측으로 돌아야 하지만 여기서는 직진이다. 시루봉까지는 무조건 넓고 편안한 길을 따르게 된다.
우측 숲 사이로 도투락목장의 흔적이 조망되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올바른 진행을 한듯 하다.
이제부턴 본격적인 산책로를 즐기는 것이다.
양쪽으로 곱게 단풍이 든 싸리나무와 잡목들의 아름다운 호위를 받으며 그 길을 편하게 이어간다.
드뎌 시루봉 입구에 도달하게 된다. 입구에 산객 세분이 담소를 나누며 간식을 즐기고 있다.
오늘 첨 만나는 산객이다.
몇 걸음 옮긴후 도투락목장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정상을 즐기고 다시 돌아와 우리가 진행해야 할 방향이다.
별 특징도 없고 조망도 없는 곳이 정상이라니...
마눌의 실망이 가득 담긴 듯한 표정이다.
그래도 이곳이 운제산 종주길의 주요봉이자 운토(운제산~토함산)종주길의 주요봉임을 알려준다.
하지만 봉우리의 정상은 산행길의 한 지점일 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정상에서 증명사진만을 남기고 나오기가 왠지 씁쓸해 다시 한번 돌아본다.
마눌이 실망할만 한 모습이구나! ㅎㅎ
시루봉 이후의 길은 정말 산책길로 손색이 없는 편안한 길이다.
물론 시루봉까지의 길도 그다지 힘들거나 어렵지 않은 호젓한 코스였지만....
하지만 그 길들과는 차원이 다른 길이다.
이미 마눌이 두팔을 벌리고 훨훨 날아가 버린 것을 보면 알수가 있다.
"우와~ 길 좋다."라는 탄성과 함께 사라진 것이다.ㅎㅎㅎ
이미 마르기 시작한 단풍잎이지만 그 빛깔은 곱다.
마른것이 아니라 붉은 빛에 못견뎌 타 버린 것은 아닐까? ㅋㅋ
도투락목장으로 가기위한 마지막 갈림길이다. 앞에 본 님들이 길을 물어 온다.
"좌측은 토함산을 향하는 운토종주길이고 우측길은 도투락목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하지만 저도 초행길이니 한번 확인은 해 봐야 합니다."
라고 조심스럽게 답을 하고 시그널을 확인한다.
역시 배려를 아끼지 않는 님들이다.
"맞습니다." 하고 확인을 안심을 시키려는데
님들은 이미 휑하니 우측으로 달려가 버리고 흔적이 없다.ㅎㅎㅎ
님들도 가고 마눌도 가고 잠시나마 홀로 그 길을 즐긴다.
편안한 길과 새벽의 비로 다소 불편한 길을 잠시만에 도투락목장의 모습을 눈에 넣게 된다.
님들과 만났다 헤어졌다를 수차례, 때로는 말을 주고 받기도 한다.
물론 산행길에 대한 대화가 전부지만...
억새평원이 무장산의 그것과는 다른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지만 억새길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오히려 최근 무장산의 유명세로 혼잡해진 느낌보다 고적한 분위기의 이곳 도투락목장이 더 좋을 지도 모르겠다.
옛 목장터로 가축들이 목을 축일 장소인 듯 작고 큰 웅덩이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야말로 샛노란 산국이다.
무채색의 억새숲 사이에 자리잡아 그 노란빛의 자태를 과시라도 하려는 듯 무리지어 피어 있다.
그랜드호텔이라 이름 지어진 폐건축물이 위치한 봉우리가 시야에 조망되고 우리는 그 곳을 찾아 오른다.
진행길에 고라니의 주검을 목격하게 된다. 앞서 가던 님들과 길이 나누어 지면서 발견된 것이다.
상처가 없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에 의한 것은 아닌것 같은데 왜 죽었을까?
그 산객들은 한참을 그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두 남자 산객은 무슨 아쉬움이 있는 것인지 죽은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하며 살펴보는가 하면
여성산객은 그냥 가자고 재촉을 하는 모습이다. 그 모습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길가에 빨간토끼풀이 피었다.
언젠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우중 낙동정맥길에서 길을 잘못 든줄 모른채
저 토끼풀꽃에 반해 한참을 놀았던 추억을 해 보기도 한다.
진행길 좌측으로 흡사 무장산의 모습을 한 봉우리가 조망된다.
억새숲이 펼쳐진 모습과 정상의 안테나가 그 모습과 더 혼돈되게 한다. 물론 거리로 보아 혼돈 될리는 없다.
그렇게 좌우로 풍광을 즐기며 도착한 그랜드호텔이다.
그랜드호텔! 옛 목장주가 사용했던 별장이라 한다.
그리고 그래서 사람들에 의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내부를 보니 그 명칭이 확실함을 알려준다.ㅎㅎ
사륜구동차를 끌고 온 님들도 그 곳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요란스런 소리와 함께 차를 끌고 사라진다.
무슨 쓰레기가 저렇게도 많은지?
비닐봉지에 모은 것은 좋은데 치우기까지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겨울철이나 우중산행시 산객들이 대피소로 사용하기도 한다니 깨끗하게 사용하는 배려가 필요할 듯 하다.
커피나 한잔하고 진행할까 하다가 쓰레기 냄새에 그냥 포기해 버린다.
포항시가지가 조망되지만 가스가 심해 흐릿한 모습이다.
그곳에서도 잠시 조망만 즐기고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로 이동을 하게 된다.
마눌이 민들레가 이쁘다고 손짓을 한다. 정말 이쁘다.
억새숲속에 가려져 세월가는 줄 모르고 이렇게 홀로 핀 모양이다.
진행길에 돌아본 그랜드호텔을 보고 예전에는 얼마나 멋진 별장이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그 좌측 아래로는 폐축사들이 자리하고 있다.
태극기휘날리며란 영화의 촬영장이기도 했단다. 포로수용소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주인 없는 집이다.
초소만이 외로이 정상을 지키고 있고 그 뒤로는 특이한 모습의 소나무 쉼터가 있다.
둘이서 쉬기에 좋은 장소이지만 바람을 피할수 없어 이동하기로 한다.
조금전에 차량을 끌고 올라오는 님들이 가고나니 이번엔 산악자전거를 끌고온 두 청년이 그랜드호텔을 살피고 있다.
마눌이 간식을 즐기는 동안 이쁘게 물든 덩굴과 함께 잠시 씨름을 한다.
바람도 불고 흔들림이 심하지만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잠시 간식을 즐기고 다시 길을 이어간다. 내림길에는 폐축사가 더 가까워 졌다.
산행시간을 잘못 계산해 마눌이 준비한 도시락을 그냥 두고 왔는데 예상보다 긴 산행시간이다.
마눌도 배고파하고 강산의 배도 요동을 친다. 미안~ 나는 3시간 30분 정도 계산하고 왔지.ㅋㅋ
그나마 쏘시지와 쵸코파이 그리고 밀감 한조각을 먹고 나니 포만감이 온다.
그랜드호텔이 이젠 저 멀리로 가 버렸다.
담에 들럴땐 숙박은 아니더라도 잠시의 휴식처라도 되었으면 한다.
폐축사를 우측으로 두고 계속 길을 이어 하산길을 찾아 나선다.
나침반이 없어 지도를 수차례 방향을 맞추어 보며 길을 확인한다.
진행해온 길도 돌아보고
가스의 방해로 깨끗한 조망은 어렵지만 포항시가지와 앞바다가 조망된다.
아주 가깝게 조망되는 것이 날씨를 탓하게 한다.
포항 앞바다를 다시 조망해 보지만 변함이 없다.
그렇게 진행을 한참만에 작은동대봉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암곡 무장산의 유명세에 대한 미묘한 반응(?)의 흔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산길이 본격적으로 이어지는듯 제법 내림길이 가팔라 진다.
이곳의 꽃들은 전부가 늦은 듯 하다. 산부추도 철이 지난듯 한데...
하지만 덕분에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니 불평을 할 순 없는 일이다.
이윽고 산행이 마칠 시간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정자에 도달하게 된다.
1.3km만 진행하면 오늘 산행도 갈무리된다.
여기서도 포항시가지와 앞바다가 조망되지만 여전히 가스가 심한 탓에 조망을 즐길수가 없다.
그래도 한동안 시간을 지체하게 된다.
소나무에 메달려 바람에 날리는 붉게 물든 나뭇잎이 눈길을 사로잡아서다.
이렇게도 담아보고 저렇게도 담아보고 한동안 그 모습을 담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게 된다.
호기심이 발동해 정상적인 등로를 버리고 옛 등로인 듯 한 길을 따르니 전원주택지인 듯 하다.
멋진 전원주택들이 몇채 자리하고 있고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건물들도 있다.
전원주택단지를 빠져나와 우측 길을 따라 애마가 기다리는 화산골산장을 향한다.
화산골산장의 은행나무도 노란옷으로 갈아입고 어떤 놈은 아직 푸른 그 옷을 고집하고 있다.
오늘은 비가 온다고 해서 산행을 빨리 마쳤는데 비가 오지 않는다는 마눌의 투정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차에 올라타니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가장 기분 좋은 비가 산행후 이동중에 내리는 비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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