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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성을 따라 (경주)오봉산으로
    일반산행/근교산행(경주) 2011. 12. 25. 14:13

     

     

    ◈ 언     제 : 2011년 12월 24일(토) 11:02~15:55

    날     씨 : 맑음(시계 좋음)

    ◈ 테     마 : 가깝고 편안한 코스로

    ◈ 누 구 와 : 마눌과 단둘이

    ◈ 어 디 로 : 성암사(11:02)→선인대(11:47)→복두암갈림길(12:04)→소나무쉼터(13:13)→주사암(13:28)→마당바위(휴식 및 중식/13:36~14:25)

                       →오봉산(634m/14:28)→여근곡갈림길(14:52)→산상연못(15:04)→성암사(15:55)

    ◈ 얼 마 나 : 약 4시간 53분(식사시간 및 여유로운 휴식시간 포함) 

    ◈ 산행기록 : 54회/누적 221회

     

    어제는 지역의 모 산악회의 송년의 밤 행사에 초대를 받아 간단히 행사참석만 마치고 온다는 것이 2차 3차까지 술자리가 이어진다.

    그 결과 자고 일어나니 8시가 지난 시간이다. 하지만 가까운 곳이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에 마눌에게 기상신호를 보낸다.

     

    혼자라면 1시간만에 준비를 마치고 나서면 되지만, 둘이서 그것도 갑자기 결정한 것이라 적어도 2시간 이상은 족히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적당한 장소로는 남산 아니면 오봉산이다.

    남산은 자주 찾는 곳이기에 오늘은 오봉산으로 산행지를 정하고 준비를 마치니 11시가 다 된 시간에 집을 나서게 된다.

     

     가까운 곳이기에 20분이 채 걸리지 않아 성암사 입구 주차공터에 도착하게 되고, 간단히 산행준비와 함께 성암사를 향한다.

     

     성암사 좌측으로 등로가 열리고 이내 복두암방향을 알리는 표지석을 만나게 된다.

    복두암까지는 외길이며 갈라진다하더라도 무조건 정상을 향해 우측으로 오르면 다시 만나는 길이기에 지도도 없이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오늘도 여전히 힘들어하는 마눌의 모습이 그동안의 게으름을 암시하는 듯 하다.

     

     

     오름길이 끝이 날 무렵 우측으로 사면을 타고 복두암으로 편안하게 호흡을 고르면서 진행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그 길이 막혀 있다.

    하지만 우회를 해 그 길로 진입을 하기로 한다. 선인대란 멋진 전망바위가 있기 때문이다.

     

     말라버린 강아지풀이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질줄이야....

     

     

     

     송선마을과 건천읍을 조망해 보고 구미산 방면도 조망해 본다.

    구미산 아래로 보이는 공단은 어느덧 완공이 된 듯 잘 정비된 모습이다.

     

     그렇게 조망을 즐기고 막아논 갈림길로 다시 돌아나와 우측으로 만들어진 좁은 등로를 따른다.

    어차피 복두암 입구에 또 길을 막아 놓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571m봉을 중심으로 복두암 반대편 사면을 타고 오른 곳이자 복두암 진입할 수 있는 갈림길이다.

    이 곳 또한 철조망으로 진입을 금지하는 바리게이트를 쳐 놓았다.

     

    아쉬움이 남는다. 복두암 뒤를 잇는 길도 운치가 있지만 송곳바위 아래로의 조망도 압권인데...

     

     그렇게 성곽을 오르게 되고 이내 고랭지채소밭들과 주변의 멋진 낙엽송들을 만나게 된다.

     

     채소밭 건너편으로 주사암이 자리한 오봉산이 조망되기 시작하고

    우리는 계속 임도를 따르게 된다.

     

     

     밤새 내린 눈인지 아니면 오래전에 내린 눈이 음지라 녹지 않았는지는 알수 없지만

    바닥을 하얗게 덮고 있다.

     

     지계곡들은 강추위의 위력을 느끼게 하지만

    돌아본 능선 위로의 햇쌀은 포근하게만 느껴진다.

     

     

     포항방면인지 흥해방면인지 시가지가 시야에 들어오고

    주사암과 오봉산도 점점 가까워 온다.

     

     

    부산성길이 오랜만에 찾았다고 군기를 잡을 모양이다.

    샛길을 잘못 판단해 약간의 알바를 한 것이다.

     

    하지만 덕분에 펌프에서 새어 나온 물이 만든 멋진 얼음조각을 구경하게 되니 오히려 그 알바가 고맙기만 하다.ㅎㅎ

     

     저기에 사람이 살까? 살지 않을까? 마눌과의 의문 섞인 대화에 강아지가 답을 한다. 멍~멍멍 ㅋ~

    그리고 그 옆으로 두 사람이 이동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주사암을 지척에 두고 식사를 해결할 곳을 물색하다 보니 소나무 쉼터까지 진행해 온 것이다.

    잡풀로 우거진 소나무 주변은 어느덧 밭으로 변한 모습이다.

    아마도 다시 경작을 하려는 듯 하다.

     

     

     

     

     

     

     그렇게 주사암에 도달하게 되고 고적한 경내를 잠시 둘러보고 주사암에 얽힌 설화도 다시 기억해 보며

    산신당 위로 발길을 옮겨 지맥석이라 전해지는 마당바위로 이동하게 된다.

     

    주사암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천년고찰 기도도량이다. 뒤편 멋진 바위들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앞으로 아름다운 능선들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이 암자에는 다음과 같은 설화가 전해온다.
    옛날 주사암에 도를 닦는 노승이 있었는데 자기의 불심에 자신을 가지고 너무 열심히 도를 닦는 지라 주변귀신들이

    그를 시기한 나머지 미인계를 쓰기로 했다. 스님을 시험하기위해 궁궐에서 아름다운 궁녀를 납치해 스님 옆에 붙여 두곤 했으나 끄덕하지 않았다.

     매일 밤 궁녀들이 래 없어지자 왕이 대노하여 ‘납치되면 주변에 붉은 모래(朱砂)를 뿌려 흔적을 남겨라 당장 찾아줄 것이다.’

    궁녀들한테 일일이 일렀다. 어느이를 색출하던 군사들이 오봉산에 와서 뒤지다가 굴 앞에 흩어져있는 주사를 발견하고

    그 안에 있던 노승을 죽이려했다. 그러나 갑자기 신병나타나 그를 보호해 주었다.

    노승의 신기와 도력에 감탄한 왕은 그를 궁으로 불러 국사로 삼았고,

    노승을 위해 굴 앞에 절을 지어주었으니 이 암자가 주사암(朱砂庵)이라고 한다.

     

     

     

     모델이 되어 달라니 겁 많은 마눌이 간 크게 혼자 그 곳을 향한다.

     

     ㅎㅎㅎ 마눌의 고소공포증이 점점 치유되어 가는 모습이다.

    비록 자세를 낮춘 모습이지만 감히 내려다 볼 수 있다는게 대견하다.

     

     그리고는 공포감이 몰려왔던지 도망치듯 그 곳을 빠져 나온다. ㅋㅋ

     

     

    여성의 그 것과 닮았다하여 여근곡이라 불리우는 선덕여왕과 연관된 설화가 있는 곳이라 촬영지로 선정된 듯 하다.

    그리고 이 넓은 마당바위가 그 장면에 적합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여근곡에는 그 물이 마르지 않고 남성이 그 곳에 들어가면 필히 죽게된다 하지만

    지금은 여근곡의 샘이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그 아래의 유학사로 호스로 연결되어 있다.

     

    잠시 여근곡의 설화도 더듬어 본다.

     

    시간의 화살을 천 년 전으로 되돌려 서기 636년. 신라 27대 선덕여왕 5년, 한겨울인데도 개구리 떼가 영묘사(靈廟寺) 옥문지(玉門池)라는 못에서 사나흘 계속 울어대는

    괴이한 일이 발생했다. 신하들이 불길한 흉조라고 수근거리자 선덕여왕은 두 장수를 불러 "지금 당장 서쪽으로 가서 여근곡이라는 곳을 찾으면 그 안에 백제군이 숨어

    있을 것이니 반드시 찾아 죽이시오"라고 명령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는 500여 명의 백제군이 매복해 있어 출동한 신라군은 적군을 포위해 섬멸했다.

    승리하고 돌아온 장수와 신하들이 여왕에게 어떻게 적군의 매복을 알게 됐는지 자초지종을 묻자 여왕은 이렇게 답했다.

    "성난 개구리는 병사의 상(像)이요, 옥문은 곧 여근(女根)이다. 여자는 음(陰)이고 그 빛은 흰데, 흰색은 곧 서쪽을 의미한다. 해서, 서쪽의 여근곡에 적이 있음을 알았다. 또 남근(男根)이 여근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기 때문에 적을 쉽게 잡을 줄 알았다." 삼국유사 지기삼사(知幾三事) 편에서 선덕여왕의 뛰어난 예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동안 지나온 길과 주변 풍광을 즐기고 사룡산과 그 아래의 우라리생식마을도 조망해 보고

    셀카로 흔적도 남겨 본다.

     

     

     

     두 작품이 다 불합격이다.

    타이머임에도 여유롭게 걸어가니 준비자세에 다 찍혀 버렸다.ㅎㅎ

     

     

     

     소망을 빈 흔적들이다.

    바위를 인위적으로 파내고 그 속에 촛불을 밝힌 것이다.

     

     마당바위 주변에서 풍광도 즐기고 중식도 해결하고 약 50분을 소요하게 된다.

    그리고 약 3분 만에 정상으로 이동하게 된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와 그 내부를 지키는 산불감시원이 전부이다.

     

    강풍에 추위를 견디기가 힘들어 증명사진만을 남기고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주사암의 고적함에 그 곳을 다시 들여다 보고

    발길을 돌린다.

     

     

     지나온 길과 진행할 길을 조망해 보고 건천 방면도 내려다 본다.

    강풍에 추위는 어쩔수 없지만 옷을 벗어버린 숲 사이로 조망을 계속 즐기며 진행할 수 있다.

     

     

     여근곡갈림길이다.

    좌측으로 내려서면 여근곡을 지나 유학사로 내려설 수 있지만 우리는 직진이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매교사의 모습이 역광에다 가스에 흐릿하다.

     

     

     

     

     석문이 있는 묘지를 지나고 산상연못을 만나게 된다.

     

    수차례 지났지만 물이 고인 연못의 모습을 목격하긴 첨인 듯 하다.

     

     

    이젠 부산성과도 이별이다.

    성곽을 내려서 돌아본 모습이다.

     

     여느때 같으면 그 곳에 올라서 내려다 볼 위치지만 오늘은 그 곳을 올려다 보게 되는 복두암이다.

    이유는 알수 없지만 그 곳을 지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유난히 바위가 많은 묘지터다.

    잠시 갈증도 해소하고 급경사의 내림길에 고생을 한 마눌의 두 다리를 쉬어 가기로 한다.

     

     송선지도 지척으로 조망되니 이내 산행도 마무리가 될 시간이다.

     

     

     흐르는 물 위로 언 고드름과 주변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고 신비로워

    어린애처럼 한참을 들여다 보고 애마를 찾아 나선다.

     

     

     연말에 계속 이어지는 행사와 술자리...

    피로와 숙취를 해소하기 위한 의무방어전으로 생각한 산행이었지만 역시 옳은 판단이었다.

    짧고 편안한 산행이었지만 적어도 숙취는 해소가 된듯 개운한 느낌이다.

     

    정상주도 없고 하산주도 없는 오늘 산행을 여기서 마무리하고

    집으로 두 공주를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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