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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도 운무속에 오리무중...종주산행/영남알프스 구간 2013. 8. 7. 20:51
영알 가을산행의 진수를 보여주는 하늘억새길을
때아닌 여름에 종주해 보기로 한다.
특별한 계획없이 여름휴가기간을 이용해서 종주를 해보려는 것이다.
지난 겨울 블친 울산종내기님의 완주와 7월의 tombow님의 완주...
그것이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고 볼수도 있겠다.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크기로 볼수 있음)
전체거리 도상 약 29.7km로 한번에 완주를 하기에 무리라는 판단으로
두구간으로 나누어 종주 하기로 한다.
그 둘중 오늘은 배내고개에서 영축산까지 걸어서
죽전마을로 내려서는 구간을 종주할 계획이다.
◈ 언 제 : 2013년 8월 1일(목) 09:42~17:43
◈ 날 씨 : 흐린 후 비
◈ 테 마 :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종주
◈ 누 구 와 : 마눌과 둘이
◈ 어 디 로 : 배내고개(09:42)→배내봉(966m/10:20)→912봉(11:05)→휴식 약10분→간월산(1,083m/11:45~12:00)→간월재(식수보충/12:19~12:30)
→휴식 약20분→신불산(1,159m/중식 13:26~14:07)→신불재(식수보충/14:18~14:32)→휴식 약10분 휴식→영축산(1,081m/15:24~15:36)
→알바 약 20분→하늘억새 갈림길(16:11)→신불재갈림길(16:35)→휴양림(17:15)→청수골산장(17:28)→베네치아산장앞 도로(17:43)
◈ 얼 마 나 : 약 8시간 01분(중식 및 휴식시간 약 2시간 27분 포함) - 순보행 약 5시간 33분
◈ 산행기록 : 27회/누적 296회
배내고개에 주차를 하고 산행 준비를 한다.
산행 후 죽전마을에서 18:10 버스를 타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 하기에
산행거리와 시간을 확인하면서 걸어야 한다.
젤 첫번째 관문인 배내봉을 오르는 길이다.
아침에 내리던 비가 그치고 운무속의 길이 열린다.
계단으로 시작하여 계단이 끝나는 지점이
오두산과 배내봉의 갈림길이 있는 곳이다.
햇볕은 농무에 가렸지만
높은 습도와 간접적으로 비치는 햇볕에
비지땀을 흘리며 그 끊임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오른다.
힘겹에 오르다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기 위해 멈춰서서
바라본 반대편의 능동산과 가지산 방면도
운무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그렇게 오른 오두산 갈림길에서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며 땀을 식히고 진행하기로 한다.
그렇게 숨을 고르고 운해쇼에 가려 정상부만 보이는
배내봉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잠시만에 도달하게 되는 정상인데,
외로운 정상석과 주변을 맴도는 잠자리들만이 있을 뿐이다.
해서 우리도 잠시 정상석과 눈인사만 나누고
곧바로 진행한다.
운무속에 조망은 꽝이지만
진행길은 몽환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멀리로의 조망은 불가능 하지만
갖가지로 핀 야생화들과의 인사만은 가능한 여유로운 길이 이어진다.
잔대도 만나고 푸른여로와도 인사를 나누며 진행한다.
오리무중의 협곡 아래로의 풍경도 가히 몽환적이다.
꿈결을 걷는 듯한 그런 풍경들...
빛깔이 고운 원추리도 반겨주고
아직 보랏빛이 다 오르지 못한 산부추꽃도 나름의 멋진 자태로
진행길을 안내한다.
등로 좌측으로 심심찮게 전망바위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운무속의 그것들은 모두가 무용지물이다.
그렇게 또 한 봉우리에 오르게 되는데
너른 바위가 상징인 912m봉이다.
발아래로 천길바위를 내려다 볼수 있고
등억리 방면을 시원하게 내려다 볼수도 있는 곳이지만,
이 또한 상상만 할 뿐이다.
평상시에는 잠겨 있어야 할 구급상자가 잠겨 있지 않아
마눌님이 궁금한지 그것을 열어본다.
소독약과 압박붕대 등 다양한 구급약품이 잘 비치되어있다.
비상시 이 상자를 열려면 119로 연락하여
자물쇠의 번호를 받아서 열어야 하는 것이다.
912봉도 그렇게 잠시만에 이동하게 되는데
마눌님이 난데없이 물어 온다.
'하늘억새길이면 가을에 와야 하는거 아잉교?'
물론 그렇다 하지만 푸른 억새풀의 모습도 정말 아름답다.
'자~ 앞으로 펼쳐진 모습들을 봐라.
억새꽃이 피지 않아도 얼매나 좋노?'ㅎㅎ
그렇게 진행중에 만나게 되는 누운 소나무...
산객들의 무거운 엉덩이를 받쳐주기도 하지만
간월산의 오름길이 시작됨을 알려주기도 하는 소나무다.
된비알의 오름길이 나무계단으로 이어지고
그길 또한 끊임없이 길게 이어진다.
그 힘겨운 오름길을
이번엔 모싯대와 인사를 나누며 숨을 고르면서 오른다.
그렇게 긴 길인 듯 했지만
그래도 끝내 정상을 만나게 된다.
이곳 간월산에서는 인사를 나눌 산객도 만난다.
'오늘은 바람이 너무 없지요?
정말 덥네요.'
그렇게 잠시 인사를 나눈 후 자리를 잡고 퍼질고 앉는다.
그리고 잠시 간식을 나누며 쉬어가기로 한다.
운무가 덮여 앞을 가늠하기가 힘들 지경이지만,
그래도 진행길이 멀기에 또 간월재를 향한다.
간월공룡의 정상인 전망데크는 패스...
저 전망데크에 올라서면 간월재만이라도 보여야 할텐데...
이쁜 산부추 무리를 만났기에 또 잠시 시간을 보낸다.
다소의 아쉬움도 있지만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풍경들이지만,
오늘은 하루종일 이런 풍경만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엇인가 보이는 듯 먼저 앞서간 마눌님이
그곳을 내려다 보고 있다.
해서 급하게 걸음을 옮기지만...
역시 오리무중~ ㅋ
하지만 내림길에는 그 운무가 점점 걷히기 시작더니
이내 그 속내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그렇게 간월재에 내려서서 뒤를 돌아보지만
역시 운무속이다.
정상에서 쉬고 내려왔지만
또 자리를 잡고 배낭을 푼다.
물을 많이 마시는 마눌님 덕에
또 쉬어 가기로 한 것이다.
물론 마눌님만 쉬고 강산은 마눌님을 위해
샘터까지 내려갔다와야 한다.ㅎㅎ
샘터에 다녀오니 마눌님의 폰카는 풍광을 담느라 분주하고
어느새 운무도 다 걷혔다.
잠시 쉬었으니 또 고행길이다.ㅋㅋ
길고 가파른 계단을 한참이나 올라야
주린 배를 채우기로 한 신불산 정상에 도달할수 있기 때문이다.
두어차례를 숨을 고르며 오른 전망대...
간월재와 간월산은 운무쇼의 재물이 된듯
나왔다 들어갔다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식사시간이 지난지가 꾀나 된데다
많은 땀을 쏟았기에 잠시 현기증을 느낀다.
에고~ 힘들어 뭐좀 먹고가자~ ㅋ
그렇게 또 퍼질고 앉아 간식으로 칼로리 보충을 하고 진행한다.
캬~ 쥑인다~
절로 탄성이 터지는 장면이며,
오늘 산행중 가장 조망이 많이 열린 모습이다.
그러던 사이 신불산 정상도 지척으로 다가오지만
영축산 방면은 아직 운해속이다.
드뎌 신불산 정상을 밟는다.
바람이 정말 시원하게 불어준다.
이 또한 오늘의 산행 중 가장 시원한 바람이다.
그 시원한 바람에 자리를 펴고
35분 여의 중식시간을 편안히 보낸 후
증명사진도 하나 남겨두고 하산길을 따른다.
매혹적인 빛깔의 산오이풀이 내림길을 배웅하지만
그 아름다운 모습에 또 잠시 시간을 지체하게 된다.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저 멋진 능선의 운해는 언제 걷히게 될것인가를 생각하며,
신불산 정상을 돌아보니 그곳은 가스가 깨끗히 걷히고 맑은 모습이다.
이것 저것 다 즐기다 버스를 놓치겠다 싶어
원추리와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다시 신불재를 향한다.
신불재대피소의 샘터에서 또 식수를 보충하기로 했기에
또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신불재에 도달하게 되는데
영축산에서 죽바우등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다.
물이 아직 남긴 했지만 마눌님을 두고
홀로 물통을 들고 대피소로 내려간다.
그렇게 두통의 물을 받아 신불재로 올라서는데
야릇한 기운이 감돈다.
한 무리의 산꾼들이 눈에 익은 모습들이라 자세히 살피는데,
어라~J3클럽의 리본이고 그들은 팔도강산님의 산행기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다시 자세히 살펴본다.
역시 팔도강산님이 강산의 마눌과 대화중이다.
가끔 팔도강산님의 산행기를 같이 봤던 마눌이 팔도님을 먼저 아는체 한 모양이다.ㅎㅎ
그렇게 몇년만에 팔도님과의 조우를 하게 된 것인데,
어제 저녁부터 출발한 산행이 일욜까지 4박 5일간 총 184km의 거리인 태화강환종주 중이란다.
에구~ 무시라~
익히 짐승클럽이란 별명으로 잘 알려진 J3클럽이라지만...
아쉽지만 짧게 인사를 나누고 또 헤어져야 한다.
급한 님들이기에 다들 출발한 후라 더 잡을수가 없었던 것이다.
팔도님 부디 안전산행 하소서...
그렇게 아쉬움을 남기며 우리는 영축산을 향한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지만 님들은 이미 신불산 정상부를 향하고 있다.
이런~
열리는가 싶던 그 길들은 다시 오리무중으로
한치 앞을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다.
이번엔 붉은여로가 푸른여로와 함께 반겨준다.
오호라~ 이건 또 뭔가?
보랏빛 아름다운 자태의 비비추들이 아름다운 길을 만들었다.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다.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답답하기도 한 길이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그에 대한 보상인듯 하다.
이길을 걸을때 마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인상적인 나무 한거루...
강풍에 시달린 흔적이 그대로 느껴지는 모습이다.
그 길도 어느정도 걷다보니 힘겨움을 감추지는 못한다.
운해가 잠시 걷힐때면 반사의 햇볕이지만 머리를 뜨겁게 하고
다습한 지열의 더위가 걸음을 무겁게 한다.
가을이 아니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광활한 억새밭들...
자주꿩의다리도 지천이다.
오리무중 속이라 정상을 가늠하기가 어려워
바위구간을 만나서야 정산부근임을 알게되고,
저 정상석을 확인하게 된다.
조금의 조망도 허용치 않는 운해속의 정상...
그래도 마지막 정상석이니 자리를 잡고 잠시 쉬어 가기로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강한 바람의 한기로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다.
근데 진행길을 찾을 수가 없다.
과장이 아닌 말그대로 한치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방향과 그 느낌으로 길을 찾을 뿐...
이 넓은 방화선 형태의 길을 따라가다 끝지점에서
좌측으로 진입을 해야 하지만,
점점 더 짙어가는 운무로 한치앞을 가늠하기도 힘들고
마음까지 조급해져 중간지점에서 좌측으로 꺽어버려 길을 헤매기 시작한다.
단조산성의 한 부분을 만나고
산수국도 만나지만 이길이 아님을 인지하게 된다.
이쪽 저쪽으로 다른길을 찾아 헤매는 사이 잠시 시계가 열리는데,
백팔등능선의 상단부가 시야에 들어온다.
에공~ 저 지능선 너머로 가야하는데...
알바는 늘 원칙을 생각치 않는 무리수가 부르는 결과다.
길이 아님을 인지하면 그곳에서 바로 돌아나오면 간단할 것을
방향을 잡고 진행하면 그 길을 만날거란 무모함이 길을 헤매게 하는 것이다.ㅋ~
알바중이지만,
운무속의 푸른 억새풀들의 광활한 그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ㅎ~
그렇게 헤매다가 늦었지만 주등로 방향으로 빠져나가기로 한다.
그리고 이내 주등로를 만나게 되고,
그 길을 더 내려가서야 끝지점의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알바를 할때마다 마눌님은 공포에 질린다.
특히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더 그렇다.
드뎌 그러던 마눌님의 안색이 돌아오는 장면이다.ㅎㅎ
아~ 그래 이제 바로 왔구나!
희미하게 봉수대 형상으로 쌓아논 돌탑이 보인다.
이후부턴 편안한 마음으로 내림길을 이어가면 된다.
바람도 없고 지루한 내림길에 지칠무렵 계곡의 물이 유혹하여
금방이라도 뛰어들고 싶지만 18시 10분의 버스를 놓칠까 하는 우려에 그냥 패스다.
그렇게 나무계단을 내려서서 좌측으로 휴양림 하단을 향하는데
난데없이 빗님이 쏟아진다.
귀찮기도 하지만 오히려 시원한 느낌...
역시 계곡물의 유혹을 뿌리치고
빠른걸음으로 죽전마을을 향한다.
비로 인해 어두워진 하늘을 보며 베네치아산장을 지나고
계곡을 건너서 산행을 마무리 한다.
그리고 죽전마을은 우측이지만 좌측 태봉마을 버스종점으로 이동하여,
작은 슈퍼에서 캔맥주 하나를 사서 마눌님과 반씩 나누며
하산주를 대신한다.
비가 쏟아지고 씻기도 어중간한 시간이다.
어쩔수 없이 그냥 버스를 기다리기로 하는데,
비가 그치는가 싶더니 주능선 위로 무지개가 폈다.
무지개와 함께 배내고개로 이동할 버스를 기다리며,
남은 구간들의 계획을 해 본다.
그날은 아마도 일요일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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