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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법소리가 흘러나오는 오봉산 주사암의 고적한 풍경국내여행/경주시 산책길 2014. 1. 6. 00:30
오봉산을 오를 때면 찾게 되는 주사암...
오봉산의 명물중 하나이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그 산사의 풍경이 좋고
오봉산 최고의 명물 일명 너른바위로 불리우는
지맥석이 이웃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오늘도 어김 없이 그곳 주사암을 오른다.
주사암(朱砂庵)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천년고찰 기도도량이다.
오봉산 정상의 바로 아래에 자리한 이 주사암은
뒷편의 멋진 바위들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앞으로는 아름다운
낙동정맥의 마루금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경관이 빼어난 암자이다.
주사암(朱砂庵)에 대한 설화는 수차례 포스팅 했지만,
오늘도 그 내용을 옮겨 보기로 한다.
옛날 주사암에 도를 닦는 노승이 있었는데,
자기의 불심에 자신을 가지고 너무 열심히 도를 닦는 지라
주변귀신들이 그를 시기한 나머지 미인계를 쓰기로 했다.
스님을 시험하기위해 궁궐에서 아름다운 궁녀를 납치해
스님 옆에 붙여 두곤 했으나 끄덕하지 않았다.
한편 매일 밤 궁녀들이 몰래 없어지자 왕이 대노하여
‘납치되면 주변에 붉은 모래(朱砂)를 뿌려 흔적을 남겨라 당장 찾아줄 것이다.’
라며 궁녀들한테 일일이 일렀다.
어느날 이를 색출하던 군사들이 오봉산에 와서 뒤지다가
굴 앞에 흩어져 있는 주사(朱砂)를 발견하고 그 안에 있던 노승을 죽이려했다.
그러나 갑자기 신병이 나타나 그를 보호해 주었다 한다.
이에 노승의 신기와 도력에 감탄한 왕은 그를 궁으로 불러 국사로 삼았고,
노승을 위해 굴 앞에 절을 지어주었으니 이 암자가 주사암(朱砂庵)이라고 한다.
아래에서 부터 계단길을 오르면
제일 먼저 절집을 만나게 되고 이내 좌측으로 범종각이 보인다.
큰법당을 좌우로 호위하는 듯 좌우로 또 다른 건물들이 있고,
좌측으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삼신각을 만나게 된다.
주사암은 경주에서도 몇 안 되는 일출법회를 하는 사찰인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일출은 이미 몇 시간이 지났지만,
때마침 큰법당에서 흘러나오는 스님의 설법소리가
고적한 산사 주변의 정적을 깬다.
삼신각은 그냥 올려다 보기만 하고...
범종각 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광을 즐긴다.
오봉산 정상부에는 고냉지채소밭으로 이루어졌는데
저 멀리로 보이는 흰눈 덮인 정맥길의 무명봉 정상부 또한 그런 곳이다.
그렇게 주사암을 돌아본 후
큰법당을 감싸고 있는 예사롭지 않은 바위들을 한번 올려다 보고,
범종각 아래로 난 길을 따라 지맥석으로 이동한다.
멀리서 보아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는
웅장한 모습의 저 바위가 바로 지맥석이다.
그 윗면은 수십명이 자리를 잡고
회식을 해도 될만큼 넓어 너른바위라고도 불리는 것인데,
그곳은 일몰과 일출을 모두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멋진 장소이기도 하다.
그렇게 지맥석도 밟아보고 주사암으로 다시 돌아나와
오봉산 정상을 오르기 위해 그곳을 조용히 빠져나온다.
왠지 평온한 그 풍경이 좋아 다시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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