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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 40계단문화관광테마거리를 걷다.국내여행/경상도 여행길 2014. 12. 2. 06:02
서울에서 내려온다는 작은공주와의 약속...
부산에서 과제를 하기 위해 내려온 길에
병문안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데이트 신청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 일을 다 마칠시간이 확실치 않다니
먼저 도착해서 기다릴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ㅠ
해서 노포동에서 전철을 타고 약속장소가 될 부산진역을
세구간 지나 중앙동역까지 전철을 타고간다.
오랜만에 부산의 거리를 걸으며 추억도 해보고
시간도 보낼겸 해서다.
그 첫 만남은 중앙동의 명물 40계단문화거리...
중앙동의 40계단은 영주동에서 부산역과 국제여객부두를 왕래하는
편의를 위해 설치된 옛길이다.
이 계단은 한국전쟁 다시 피난 중 헤어진 가족들의 상봉장소였고,
피난살이의 애환을 상징하던 곳으로 10만이 넘는 피난민들에게는
가장 친근한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1951년 박재홍이 부른 대중가요로
피난살이의 고달픔을 읊은 노래인"경상도 아가씨"가 유행하면서부터이다.
당시에만 해도 40계단에서 영도다리를 바라볼 수 있어
피난민들이 40계단에 기대어 앉아 피난살이의 고달픔을 달랬던 장소이기도 하다 한다.
그 40계단은 4m 가량의 폭이었지만 지금은 폭이 많이 줄어 옛 모습을 잃었기에
지금은 그곳에서 25m쯤 떨어진 이 계단을 40계단으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1993년 8월 "40계단기념비"를 세우고 그 뒤에
"경상도 아가씨"의 노래가사와 계단의 유래를 새겨 넣었다.
또한 1999년 영화"인정사정볼것없다"의
오프닝 장면에 등장한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 안내판에 붙은 당시의 모습을 한참이나 들여다 보고
그 거리로 천천히 걸어간다.
남쪽이라 그런지
가로수의 은행나무는 아직 노랗게 물들어 있는 모습이지만,
강한 바람에 노란 낙엽비가 쏟아지곤 한다.
전차를 탄 가족의 모습...
그 거리에는 그 시절
근대문화를 소재로 한 조각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중년들과 그의 부모들 세대에는 그 시절을 추억하게 하고,
그 후 세대들에겐 근대문화의 현장을
짐작케 하는 그런 거리의 모습이다.
그 애환의 현장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인 듯 하다.
해서 강산이 가장 오랫동안 바라보며 머문 장소이기도 하다.
피난민 가족도 아니요
아버지의 직업이 같지는 않지만,
그 살아온 삶의 힘듬 속에 애환은 같았어리라...
그 애환의 검정고무신 속 고인 물에
가을하늘도 낙엽도 모두 빠져버린 겨울의 문턱...
당시의 겨울은 뼛속까지 아리는 추위의 겨울이었지 싶다.
요즘 세대와는 달리 아이들까지 집안일을 돕거나
돈벌이를 했어야 하는 그런 시절...
아이들과 함께 이 거리를 다시 찾아보고 싶은
그런 생각을 갖게 하는 장면들이다.
원형으로 돌아가는 계단길
그 상단에 40계단문화관이 보인다.
하여 발길을 그곳으로 옮겨본다.
인적은 드물고 자동차들만 줄을 이은 거리...
계단의 중간층쯤에서 돌아본 풍경
무엇인지 영업소들이 자리한 곳이다.
오름길에 내다본 거리의 풍경
그시절을 표현한 나무전봇대와 까치집,
얼핏보면 진짜 까치집과 까치인 줄...ㅎㅎ
그 끝으론 부산항까지 내다 보인다.
그렇게 올라선 그곳의 40계단문화관은
다름아닌 동광동주민센터이다.
왠지 선듯 들어서고 싶지 않은 문이다.
해서 그냥 좌측으로 길을 이어간다.
중앙동 광복동 그리고 남포동의
번화가와 가까운 곳이지만,
정말 변화가 없는 거리다.
소규모의 인쇄소 등 영세상인들이 많은...
시선을 잡는 또 다른 한 장면...
근대역사속의 그런 모습에
현대 예술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다.
빨랫줄에 널린
그리고 정면으로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가 보일무렵
좌측 아래로 40계단이 그 실체를 드러낸다.
하지만 그 거리들의 모습이 궁근해서 조금 더
진행해 보기로 한 것이다.
좁다란 골목길...
그리고 시가지에서 보기 쉽지 않은
거미줄처럼 엉켜진 전선들...
그 모습들에 잠시 시선을 주고
다시 40계단으로 내려선다.
일반적인 진행길과 반대로 걷게 된 것이다.
어린시절 서커스 구경과 함께
가끔 보아왔던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아저씨의 모습이
그 계단의 주인이다.
물론 그 앞은 40계단기념비가 지키고 있지만...
그렇게 40계단을 내려서서 다시 문화거리를 돌아본다.
예전에는 명절이 아니어도
동네어귀에서 쉬이 만날수 있었던 풍경...
뻥~ 이요~
그리곤 저 긴바구니를 벗어나 주변에 흩어지는
강냉이들을 주워 먹기도 했었지...ㅎㅎ
정겨운 풍경이다.
힘겹게 40계단을 찾아왔다는 한쌍
부녀지간인듯 하기도 한데,
썬그라스까지 한 남자의 복장에 연령을 추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다정한 모습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하기사 부탁을 받고 폰으로 사진을 찍어주면서도 얼굴은 자세히 보지도 않았다.ㅎㅎ)
어딜가나 있는 포토존...
여기는 "인정사정 볼 것없다."의
주인공들의 몸을 빌린 포토존이다.
이건 어린시절 강산의 모습,
비단 강산의 어린시절일 뿐 아닐 것이다.
하나는 업고 하나는 손을 잡고
그리고 머리와 손에는 무거운 짐들을 이고 들어었지.
우리의 어머니들은 그렇게 살았다.
아무런 불평도 하지 못한 채...
문화방송발상지이도 한 이곳에서
그렇게 여유롭게 보낸 시간들...
그리고 그 은행나무 가로수거리를 향한다.
부산역 그리고 부산진역까지 걷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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