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쉬움을 남겨둔 설악산 대청봉일반산행/경기·강원도 산행 2011. 6. 5. 08:50
◈ 언 제 : 2011년 6월 4일(토) 02:54~11:50
◈ 날 씨 : 맑음(정상에는 짙은 안개와 강한 바람)
◈ 테 마 : 하나산악회 정기산행
◈ 누 구 와 : 하나산악회 회원 29명
◈ 어 디 로 : 오색매표소(02:54)→설악폭포→대청봉(1,708m/05:40)→중청대피소(조식/05:46~06:40)→소청봉(06:59)→(잦은 휴식)→희운각
대피소(08:00~08:26)→양폭대피소(09:21~09:36)→비선대(10:52)→신흥사(11:41)→소공원(11:50)
◈ 얼 마 나 : 약 8시간 56분(조식시간 및 여유로운 휴식시간 포함)
◈ 산행기록 : 25회/누적 192회
얼마나 애가 타도록 찾아 보고픈 산이었던가? 산을 즐기는 이라면 누구라도 설악을 한 번쯤은 찾아보고 싶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중에 한 명이다.
오랜만의 무박산행! 피곤함과 칠흑의 산행길이 젤 먼저 떠 오르는 산행이다. 하지만 설레임 또한 일반산행의 배가 된다. 그것은 기다리는 시간
또한 길기 때문일 것이다. 금욜 저녁 9시가 지나자 조급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출발시간이 10시 이고 1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그냥 배낭을 메고
약속장소로 나간다. 혹시 했지만 역시나 혼자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니 청림님을 시작으로 한분 한분 모이기 시작하고 정시가 되어 예약된
29명 모든 님이 도착하여 버스는 7번 국도를 타고 목적지로 달린다.
4시간 40분 여만에 버스는 목적지인 오색매표소에 도착하게 된다.
도착 10분 전에 산행준비를 알렸지만 피곤한 탓에 잠이 덜 깬 님들은 준비가 더뎌 10분 이상을 기다린다.
해서 2시 54분 산행을 시작하게 된다.
예상대로 칠흑같은 암흑 속을 앞 사람의 엉덩이만 보고 그리고 가끔은 멀리 줄을 이은 헤드렌턴의 빛을 보며 오름길을 이어간다.
여명이 올라온지가 한참을 지났지만 햇빛은 볼수가 없다.
정상이 가까워 지자 헤드렌턴이 필요 없을 정도로 날이 밝았지만 짙은 안개에 시계가 좋지 못하다.
정상에 도착하니 뻥 뚫려야 할 가슴이 답답해 진다.
짙은 안개에 날려갈 듯한 강풍이 정상석과 인사조차 하기 힘든 지경이다.
정상석은 산객들과 전쟁중이다. 해서 정상석 앞에 있는 양양과(ㅎㅎ) 함께 시골지기님을 선두로 차례로 인사를 나눈다.
정상석을 비우라는 산객들의 목소리로 소란스럽다.
실랑이를 할 필요없이 그냥 정상석만 담고 중청대피소를 찾아 나서지만 앞을 가늠할 수도 없고 몸조차 가누기가 힘겹다.
중청대피소에 도달하니 대청봉 정상의 아쉬움에 다시금 몸서리 치고지만
일단은 강풍의 추위를 피해 취사장으로 들어가 이른 아침식사부터 해결하기로 한다.
혼잡한 대피소, 다른 산객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뒤를 따르는 님들을 위해 자리를 오랬동안 지키고 쉬엄쉬엄 정상주와 함께 식사를 즐긴다.
이웃한 님들과 삼겹살도 나눠 먹고, 그 답으로 소주도 나누며 하며 산꾼의 정을 느낀다.
산대장님과 일부 횐님들이 도착하고 우리는 그 자리를 내어 준다. 먹다 남은 족발과 찬들까지...
그리고 먼저 출발하겠노라 했지만 정상에 대한 몸서리치는 아쉬움에 여기서라도 족적을 남기기로 한다.
오랜만에 정기산행에 참석한 산조아님 또한 아쉬움이 적잖은 표정이다.
정상의 바람과 안개가 걷히면 다시 돌아갈 기세다. ㅎㅎㅎ
화채봉과 천화대 그리고 공룡능선과 용아장성릉 방향이 보일듯 말듯 애간장을 태운다.
그나마 용아는 흐릿하게 나마 그 모습을 열어주는 듯 하다.
아마도 하산길에는 그 모습을 볼수 있을 듯 하여 미련 없이 그 자리를 벗어난다.
고산의 진달래 역시 범상치 않은 모습이다.
굵은 몸매에 꽃은 자그만 하지만 아름다움은 더한 듯 하다.
안개로 가린 조망을 안내도로 대신하고 소청과 천불동 계곡을 따르기로 한다.
소청으로 향하는 길에 다행히 안개가 조금씩 걷히고 용아장성릉이 그 모습을 비치기 시작한다.
보였다 숨었다를 반복하며 애를 태우지만 그나마 그 모습을 볼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언젠가 이 모습의 용아장성릉을 걸어보기 위해 애를 태웠지만 시간과 여건이 허락치 않아 포기한 적이 있다.
하긴 공룡능선도 아직 걸어보지 못했는데 감히 용아를 넘 본다는 것도 과욕이 아닐런지...
저 모습을 장관이다. 절경이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고 안절부절 할 무렵 누군가가 "환장하겠네"라고 한마디를 내 뱉는다.
소유님의 표현이다. 아~ 그렇게 간단명료한 표현이 있었던 것이다. 정말로 환장하겠다.ㅎㅎㅎ
소청에서 또 그렇게 한동안 넋을 잃고 시간을 보내지만 다른 생각이 없다.
"우리 횐님들이 혹 진행길을 소청대피소로 착각이나 하지 않을까?" 하고 희운각대피소 방향으로 시그널을 바닥에 놓고 또 잠시 머뭇거린다.
용아를 배경으로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이다.
소청에서 10분 여의 시간을 보내고 진행을 하는 길에서 또 발목을 잡는 장면이 연출된다.
이번에는 공룡능선이 그 주인공이다.
앞을 가로막은 잣나무인지 전나무인지에 잠시 시선을 빼앗긴후 이내
공룡능선의 자태에 시선을 돌리고 만다.
'행님들 이리 올라 오이소. 후미와 진행시간도 한시간 이상 차이가 날 듯 하니 쉬었다 갑시다.' ㅎㅎㅎ
너무나 아름다운 절경에 시간이 아깝지 않다.
진행을 재촉하던 여느때와는 달리 오늘은 황홀한 풍광을 즐기기 위해 진행 속도를 늦춘다.
이런! ㅜㅜ 대청봉 정상에 안개는 간데 없고 웅장한 자태로 그 위엄을 과시하고 있다.
다시 올라 갑시다. ㅋㅋㅋ 하지만 너무나 멀리 내려와 버렸다.
대청봉뿐 아니라 화채봉도 그 자태를 자랑하지만 미련만을 남겨두기로 한다.
멋진 배경으로 흔적이나 남기고 갑시다. 비록 대청봉 정상은 아닐지라도 말입니다.
어느 방향이던 아름다움 모습이다.
후미의 무전 연락이 심상치 않다. 체력이 좋은 스머프님이 쉬었다 같이 가자는 애원 썩인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
해서 중간에 몇번이고 기다리다. 희운각대피소에서 다시 자리를 펴고 기다리기로 한다.
뒤에 안 일이지만 후미에서 힘들어 하는 님들을 챙기느라 스머프님의 체력소모가 많았던 것이다.
그것도 모른체 편한 선두팀은 중간조의 호박님과의 조우만을 만족하고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자리를 차고 일어서게 된다.
희운각대피소를 벗어나기가 무섭게 나타나는 "전망대가 아님!" 이라는 안내판이 붙은 전망대(? ㅎㅎ)에서 조망도 즐기고
기념촬영도 하며 긴 휴식의 휴유증을 해소하고 다시 진행한다.
설악산은 온통 돌길이다. 오름길에서는 느낄수 없는 내림길에서의 무릎 통증은 엄청나다.
하지만 천불동 계곡의 절경에 그나마 그 불만이 해소가 되는듯 하다.
멋진 계곡의 암봉들과 절벽 그리고 간간이 나타나는 멋진 모습의 폭포들...
"행님 천당에 온 기분이 어땠능교?"란 질문에 한걸음님의 싱거운 답변이다. " 어~ 좋다."ㅎㅎㅎ
하지만 천당폭포의 모습과 그 천불동 계곡의 절경들은 그렇게 싱겁지만은 않았다.
또 대피소다. 그 이름 양폭대피소. 또 그렇게 앉아 노닥거리기도 하고 한참을 쉬었다 진행하기로 한다.
긴 산행거리라 후미와의 시간이 제법 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첨으로 함박꽃도 만나고
속세와 가까워서인지 겁이 없는 다람쥐들과 놀기도 하며...
설악산의 다람쥐들은 이상하리 만큼 겁이 없다. 지나가는 산객들의 발 아래로 왔다갓다 하기가 예사다.
멋진 봉우리가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그 모습이 비선대의 장군봉 형제봉 그리고 적벽임을 알수 있게 한다.
이 모습 또한 절경이다.
장군봉과 형제봉 그리고 적벽의 조화로움에 반해 급하게 걸음을 옮겨와 가까이에서 보니 장군봉과 적벽에 산사나이들이 대롱대롱 메달렸다.
개미처럼 말이다. 아찔하다. 그 사이로 여성 산악인도 모습을 보인다.
아픈 무릎을 달래며 신흥사를 지나 소공원에서 산행을 마무리 하고 후미의 님들을 만나 차량으로 이동해 하산주 겸 중식을 해결한다.
맛있는 찌게와 정이 담긴 찬들이 소주 맛까지 나게 한다.
빡세고 힘든 산행 님들 덕분에 행복하고 즐겁게 마무리 된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일반산행 > 경기·강원도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문능선으로 올라 도봉주능선을 타고 도봉산 자운봉까지 (0) 2013.09.12 편안하게 오대산 노인봉으로 올라 소금강 만물상 속으로... (0) 2012.07.11 태백산 기를 받으로 가다 (0) 2011.01.09 숨은벽 능선을 타고 북한산 백운대로 (0) 2010.10.04 백두대간 선자령에는 눈꽃이 없었다. (0) 2010.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