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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오대산 노인봉으로 올라 소금강 만물상 속으로...일반산행/경기·강원도 산행 2012. 7. 11. 20:30
◈ 언 제 : 2012년 7월 8일(일) 10:55~17:04
◈ 날 씨 : 맑음(가스 조금)
◈ 테 마 : 여름 계곡산행
◈ 누 구 와 : 경주마루산악회를 따라(마눌과 함께)
◈ 어 디 로 : 진고개(10:55)→노인봉(1,338m/중식 12:10~13:00)→낙영폭포(14:05)→백운대(14:56)→만물상(15:10)→구룡폭포(15:42)
→금강사(16:09)→무릉계(족욕 16:28~16:45)→주차장(17:04)
◈ 얼 마 나 : 약 6시간 09분(중식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 산행기록 : 24회/누적 245회
오랜만에 산악회를 따라 먼 산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것도 아는 이가 없는 마루산악회로 마눌님까지 모시고...
일요일이면 느즈막이 9시나 10시쯤 집을 나서곤 했는데 모처럼 새벽시간에 나가려니 설레임보다 긴장감이 앞선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산행준비물을 배낭에 챙겨 넣고 약속장소로 나가니 5시 40분인데
우리가 타야할 버스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잠시후 버스가 도착하고 그 곳에 올라타니 대부분 생소한 면면에 어색함이 없진 않다.
그런데 그 중 누군가가 반갑게 맞아 주신다.
빨간마후라님이다.
산악회 정기산행에서 항상 선두에 급하게 가시다 만나곤 하는 걸음이 빠른 형님이다.
덕분에 어색함도 잠시 7번 국도를 따라 강원도 평창을 향해 달린다.
(산악회 임원진 중 한분이 사진을 이렇게 멋지게... 고맙습니다.^^)
4시간 하고도 30분 이상을 달려서 도착한 진고개는 해발 960m의 고도라 우리를 싣고 오른 버스도
땀을 삐질삐질 흘리고 낑낑되며 올랐다.
영알(영남알프스)의 주봉은 아닐지라도 억산과 같은 웬만한 거봉들과 비슷한 높이이기에 노인봉까지 약 4km이지만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수 있을 것 같다.
간단한 스트레칭마저도 생략하고 들머리를 향하는데 햇볕이 따가워 산행길이 염려되지만 이내 숲 그늘로 들어서게 된다.
ㅎㅎ 마루의 재무님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인물사진이 되어버렸네.
멀리서 보면 정상의 암반들이 하얀 노인의 머리같다하여 붙여진 노인봉! 그 곳을 향해...
광활한 초지가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참좁쌀풀 노란꽃의 안내를 받으며 그 초지를 지나자
제법 된 비알의 계단길이 주 능선까지 끊임없이 이어진다.
힘든 오름길을 지천으로 널린 노루오줌들을 세다시피 하며 느릿느릿 오른다.
계단오름길이 끝이 나고 완만해 지는가 싶더니 이내 편안한 산책길 수준의 호젓한 길이 이어지고
거친 숨소리도 점점 잔잔해 진다.
등로 우측으로는 정상에 군사시설이 있는 황병산과 그 좌측으로 작은 황병산이 조망된다.등로 우측으로는 정상에 군사시설이 있는 황병산이 조망되고 한동안을 그 편안한 길을 이어왔나 싶을 즈음
정상을 지척으로 두고 갈림길이 나타나고 우리는 하산길인 우측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노인봉 정상을 향한다.
정상에는 산객들이 정상석과 함께 기념촬영을 위해 정상석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도 오늘은 노인봉 정상석과 인사를 나누고 흔적도 남긴다.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게 산행을 시작한지 불과 1시간 10분 여만에 정상에 오르게 되고
그 시간이 중식시간이 되어 버렸다.
해서 황병산을 비롯한 주변 풍광을 충분히 즐기지만 기대했던 가까이로 보이는 동해바다 조망은
가스로 인해 포기하고 햇볕을 피해 중식을 해결할 장소로 내려선다.
그렇게 50분 여의 긴 중식시간을 보내고 진행길을 이어가려는데 가냘프고 이쁜 꽃이
숙제를 하나 던져준다.
잎은 단풍취와 비슷하지만 꽃을 보아하니 아닌것 같고....
머리아픈 숙제가 하나 생겼다.ㅎㅎ
소금강계곡을 향하는 하산길에 만나는 정상 바로 아래의 노인봉대피소는 운영중이긴 한데 규모가 작아
수용인원이 몇 되지 않을 듯 하다.
그렇게 대피소를 지나 내림길 좌측으로 조망이 열린다.
부드럽게 내려선 지능선의 모습은 마음의 안정을 주듯 평화롭다.
이내 급격한 내림길이 시작되고 요상하게 생긴 참나무를 만나게 된다.
ㅎㅎ 그놈참! 기이하게도 생겼다. 짓궂은 누군가가 그 가운데의 핵심부위 위에 돌까지 올려 놓았다.
급격한 내림길과 계단을 번갈아 가며 내려선 곳에 계곡물 소리가 웅장하게 들리는 가 싶더니
낙영폭포가 시선을 끈다.
상단부의 모습은 실망스럽기까지 하더니 하단부로 내려서면서 그 실망감은 점차 사라지고
그 모습에 탄성이 터져 난다.
뛰어 들지 않고 바라만 보아도 충분히 시원한 느낌이고 그리 높지 않음에도 웅장하고 환상적인
모습이다.
그 멋진 자태를 그냥 두고 갈수 없어 마눌님이라도 모델로 세워본다.
우찌보면 모델이 없는 것이 더 멋진 것 같기도 하고 ㅎㅎㅎ
곳곳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계곡길이 계속 이어지고 우리 발걸음은 그 만큼이나 더뎌진다.
그 시원함을 눈으로만 만족하지 못하는 산객들은 급하게 그곳으로 뛰어들지만 우리는 계속 진행하기로 한다.
아직 내림길이 엄청 남았기 때문이다.
비스듬히 누운 멋진 와폭을 지나 백운대에 도달하고 또 잠시 발길을 멈춘다.
주변의 멋진 풍광과 고인 물속의 엄청난 올챙이떼 그리고 기암 들을 구경하느라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춰선 것이다.
골이 좁고 깊은 지계곡의 물줄기의 기세도 대단하다.
그 지곡을 지나니 저 멀리로 뭔가가 머리를 뾰족히 내 밀고 있다.
금강의 귀면암을 닮은 그 주인공이자 이 지역을 소금강으로 불리우게 하고 또 명승지 1호로 등재되게 한 주역중 하나인 것이다.
주 계곡 건너편 숲 사이로 보이는 지곡의 모습이 또 발길을 잡고 허리와 머리까지 조아리게 한다.
그 모습을 담기 위해서 조아릴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작지만 많은 수량과 층층폭포 그리고 주변에 어우러진 바위들이 큰 계곡을 연상케 한다.
비스듬히 기울었지만 곧게 뻗은 한쌍의 금강송 그리고 그 뒤로 귀면암이 자리하고 있다.
금강송의 기개와 귀면암의 위용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듯 하다.
계곡의 멋진 다리를 배경으로 흔적을 남겨두고 귀면암이 있는 만물상을 벗어 나지만
이내 그 곳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학유대에도 산객들이 몰렸다.
웅장한 계곡의 물소리와 그 풍광들에 반해 너른바위 위에 자리하고 휴식을 즐기는 님들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우리는 그냥 진행한다. 구룡폭포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구룡폭포는 소금강을 대표하는 폭포로 구룡소에서 나온 아홉마리의 용이 폭포 하나씩을 차지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한다.
하단과 상단의 두 폭포로 보이는데 이 역시 하단폭보다 상단폭이 웅장하고 멋스럽다.
신라의 마지막 왕 경순왕이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내어주자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아들 마의태자가 군사를 이끌고 여기서 훈련을 시킬 당시
군사들이 식사를 했다는 곳이라 전해진다. 그리고 율곡 이이가 식사를 했던 곳이라 전해지기도 하는 식당암을 지나 금강사로 들어 선다.
금강사에서 물을 먹기도 하고 빼기도 한다.ㅎㅎ
연화담도 지나고 십자소도 지나지만 연화담의 모습은 숲으로 일부가 가렸고,
십자소는 얼핏 그 모습이 숲속으로 보일뿐이다.
드뎌 무릉계곡의 상단부에 도달하게 되고 족욕을 할 시간이 되었다.
소금강이 선사하는 멋진 풍광과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호사스런 걸음도 했지만 너무 긴 내림길이기에 막바지에는 지루함을 느낀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등목도 하고 족욕을 하고 양말까지 갈아 신으니 그 지루함과 힘듬도 다 씻겨 간듯 개운하다.
개운한 기분으로 길을 이어 잠시만에 소금강 명승 제 1호 기념표지석도 지나고
식당촌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맛있는 참가자미회무침으로 소맥도 몇잔 걸치고 시원한 오이냉국에 밥까지 한술 말아 먹으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
소금강의 비경들이 선사한 호사와 산악회 운영진들의 수고와 봉사로 배까지 불렸으니....
그렇게 하산주를 즐기고 처진 회원과 잃어버린 전화기를 되찾기 위한 회원 덕(?)에 예상보다
두시간이나 늦은 24시가 다 되어 귀가하게 된다.
하지만 그 호사로 인한 즐거움이 피로감을 보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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