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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기념물 제89호 경주 오류리 등나무 주변의 풍경국내여행/경주시 산책길 2013. 5. 4. 00:30
갠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등나무꽃이다.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탐스럽고 파스텔톤의 은은한 자주빛이 그 이유다.
작년에 그 모습을 보러 왔다가 꽃을 만나지 못하고
아쉬움만 안고 간 기억에 다시 그 곳을 찾아온 것이다.
오늘은 그 이쁜 꽃들을 만날수 있겠지...
천년기념물 제89호 오류리 등나무가 있는 곳이다.
등나무의 밑둥치를 보면 알수 있겠지만
그 나무를 지탱하기 위해 설치된 구조물만 보아도
그 규모가 가히 짐작 될것이다.
그 등나무에 대해 오래전 신라시대부터 전해오는 설화가 있다.
두 자매의 공통된 사랑...
그 대상이 같은 인물임을 알고 서로 양보를 하기로 했지만,
전쟁터로 나간 그 청년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소식에
그 두 자매가 연못에 목숨을 던져 두거루의 등나무가 되었다는
애잔한 사랑이야기다.
그 천년기념물인 주인공은 워낙 크기에 거기에서 피어난 꽃은 보기가 쉽지 않지만
주변으로 번식한 비교적 작은 등나무에는 주렁주렁 포도송이같은 꽃이 탐스럽게 매달렸다.
풍성하고 탐스런 그 꽃들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바닥이 고르지 못하고 잡풀은 자라고 있지만
가까이로 들어서 보기로 한다.
그 꽃들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늘어뜨린 가지들...
그 주인공들은 노란 애기똥풀들이 감싸고 있다.
그 잡풀들이 이런 야생화임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물로 주변을 잘 정비하고 보호한다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올수도 있으련만...
그 누가 이 밑둥치의 둘레를 보고
등나무라 짐작할수 있겠는가?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다.
그 둘레의 수치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높이가 약 17m라니...
애기똥풀과 잡풀들 사이로
흰제비꽃들도 힘겹게 머리를 내민다.
그리고 노란 민들레 가족도...
주변은 흐드러지게 핀 들꽃천지다.
그렇게 들꽃들과도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돌아 나오는 길에 다시 풍성한 등나무를 살펴본다.
이 나무도 언젠가는 저 천년기념물의 주인공들처럼
웅장한 모습으로 변하겠지...
그 앞 개울에는 다시 피어나려는 갈대숲과
자연산 유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고
상류쪽으로 아름다운 반영까지 선사한다.
한산하기만 한 경주 오류리 등나무
천년기념물이라 붙여진 이름이 무색할지경이다.
잘 보존되고 가꾸어져
많은 관광객들의 좋은 볼거리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잠시의 산책을 마치고 귀가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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