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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봉(쌍봉)으로 올라 고위산으로(경주 남산)일반산행/근교산행(경주) 2013. 8. 17. 08:40
근무중 날아온 문자...
겁 없는 마눌님이
낼 다른 일 없으면 많이 걸을 수 있는 산으로 가잔다.
'이런 폭염에 산행 길게하면 죽는다.'
단 한마디 답변을 하고 모임에 참석하여 과음까지 한 터...
간단한 산행을 위해 남산으로 향한다.
남산산행의 으뜸을 이무기능선으로 꼽는 이가 대부분이지만,
갠적으론 태봉능선을 더 좋아한다.
물론 암릉과 밧줄구간을 즐기기에는 이무기능선에 비할 수 없지만,
적당한 숲과 간간이 보여주는 암릉들의 아름다움은 이무기능선에
뒤지지 않는 코스이기때문이다.
◈ 언 제 : 2013년 8월 15일(목) 10:38~14:18
◈ 날 씨 : 맑음
◈ 테 마 : 점심해결 겸한 여유로운 산행
◈ 누 구 와 : 마눌과 둘이
◈ 어 디 로 : 용장마을(10:38)→태봉갈림길(11:01~11:09)→태봉(1봉/11:42)→태봉(2봉/355m 11:45~11:57)→고위산(495m/12:20)
→천룡재(12:44)→초가집(중식/12:54~13:39)→열반재(13:43)→관음사(13:55)→용장마을(14:18)
◈ 얼 마 나 : 약 3시간 40분(중식 및 휴식시간 약 1시간 09분 포함) - 순보행 약 2시간 24분
◈ 산행기록 : 29회/누적 298회
우측의 진행속도를 본다면 쉽게 그 내용을 이해하겠지만,
좌측의 연두색 세로선 부분까지가 오늘의 산행트랙이고
그 이후는 하산후 기록종료를 시키지 않은 채 차량으로 이동하여 연결된 트랙이다.
용장마을 한켠에 주차를 하고 들머리가 될 좌측 태봉과
그 앞으로 꿈틀대며 늘어선 이무기능선을 올려다 본다.
정말 무서운 날씨다.
산행을 시작도 하기전에 땀부터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한 농가의 대문 옆을 지키는 자귀나무의 꽃은 아직 잘버티고 있지만
오늘 고위산까지 진행할 우리가 더 걱정이다.ㅎㅎ
사설주차장을 지나고 좌측 계곡을 건너
시원한 숲길로 들어선다.
중부지방의 물폭탄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듯
여기는 가뭄이 심해 용장계곡까지 말라 붙었다.
지독하게 이어지는 폭염경보에 가뭄이 극심하다.
설잠교를 못미처 우측으로 계곡을 건너 태봉 오름길을 찾는데,
어제의 과음과 폭염에 아침까지 거른 탓에 기운이 없어 잠시 자리를 잡는다.
간식으로 가져온 한줄의 김밥이나마 먹고 가기 위해서다.
그렇게 응급조치(?)를 하고 가파른 오름길을 이어가는데,
얼려온 물뿐이라 갈증해소가 어려운차...
드뎌 숲사이로 열린 첫번째 조망은 용장사지 방면의 능선이다.
그리고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조망도 시원하게 열리기 시작한다.
앞으로는 이무기능선이 우리와 나란히 이어 고위산 정상을 향하고
그 아래로 아담한 용장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그 아담한 마을보다 더 시야를 사로잡는 것은
파란하늘을 이쁘게 장식한 하얀 뭉게구름들이다.
힘들어서 쉬기전에 약간의 바람과 그늘만 있으면
미리미리 쉬어가기로 한다.
멋진 소나무 쉼터에서는 그곳으로 들어서지 않고
숲그늘에서 그 아담한 쉼터를 바라보며 숨을 고른다.
그렇게 쉬엄쉬엄 여유롭게 오른 태봉정상
원래 쌍봉으로 더 알려진 봉우리다.
쌍둥이처럼 두개의 봉우리가 오똑 솟았기에 그렇게들 부른 것이다.
먼저 그 봉우리 중 첫번째 봉에 도달하게 되는데,
예전에 본 돌탑위의 하트를 찾아보니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마도 저 하트모양의 돌처럼
그 염원의 주인공들도 아름답고 행복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 믿어본다.
첫번째 봉에는 마땅히 쉴 공간이 없기에
두번째 봉인 이곳까지 매번 그냥 진행하게 된다.
물론 오늘도 그랬다.
용장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멀리 단석산까지 시원하게 조망되는
작은 솔나무 아래의 쉼터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리고 한참을 쉬어 가기로 하는데
시원한 바람에 낮잠 한숨이 간절하다.ㅎ~
그렇게 시원한 바람과 멋진 풍광을 즐기며
한참을 쉬었다가 다시 정상을 가늠해 보고 길을 이어간다.
적당히 암릉을 즐기며 진행하다 보면
뙤약볕을 가려주는 숲길로 이어주는 편안한 그런 길이다.
쌍둥이 같은 태봉도 점점 뒤로 물러나고...
그 뒤로
고위산과 함께 남산을 남북으로 지키고 있는 양대주봉인
금오산이 멋진 구름을 이고 있다.
그렇게 풍광을 즐기며 쉬엄쉬엄 오르던 길에도
고위산 정상은 어느덧 지척으로 다가온다.
잠시후면 계속 나란히 진행하던 저 이무기능선과도
함류하게 된다.
가끔 만나는 암릉구간의 재미도 솔솔한데,
우회길도 있고 위험하지도 않은 편안한 길들이다.
에공~ 망측해라~
이건 무슨 모양인가?
그러면 안되는데,
울다가 웃어버렸던 모양이다. ㅎㅎ
지나온 길도 돌아보고
나란히 이어지다 점점 꼭지점을 중심으로 가까워진
이무기능선도 내려다 본다.
그렇게 이무기능선과 함류하여
잠시 숨을 고르고 한창 나무계단 등의 등산로 공사작업장이 되어 버린
헬기장을 지나 정상에 이르게 되지만,
헬기장 직전에 잠시 숨을 고르고 올랐기에
정상석과 눈도 맞추지 않은 채 그냥 좌측으로 진행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초가집으로 가서
시원한 동동주나 맥주를 마시고 싶었기 때문이다.
천룡골로 내려서는 길에 바라본 마석산이
반듯하게 자태를 과시하고 있고,
반대편으론
내남면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천룡바위
조망이 탁월한 전망바위다.
그 곳에 오르지 않아도 영알의 마루금들까지 멋지게 조망이 열린다.
좌측으로 영축산부터 신불산 간월산까지 이어지고,
그 우측으로 가지산까지 조망권이다.
뙤약볕이 싫기도 하기에 오늘은 여느때와는 달리 그 아래서
잠시 골바람을 맞으며 쉬어 가기로 한다.
비스듬히 누운 마름모꼴 바위를 바쳐주는 듯 한
왜소하지만 멋진 자태의 소나무 아래에서...
그러던 사이 내려다 본 모습...
얼음만큼 시원한 맥주와 허기진 배를 채워줄
산채비빔밥이 기다릴 천룡골의 식당들이 기다린다.
힘들어도 빨리 가야겠다.ㅎㅎ
그렇게 천룡재를 만나게 되고
이내 우측 내림길을 급하게 따른다.
천룡사 뒷산의 특이한 너른바위가 보이고
이내 그곳을 지나게 되는데,
오늘은 유독 그곳을 들여다 보고싶다.
무엇인지 몰라도
아마 저 백일홍에 끌렸던 것이 아닐까...
그렇게 천룡사를 뒤로 하고
다시 내림길을 따라서 천룡골에 도달하게 된다.
아직 능소화가 주렁주렁 메달린
울타리의 골목길을 따라 녹원정사를 지나고
상사화 군락을 지날무렵 녹원정사를 돌아본다.
폭염에 산객이 줄어든 탓에 마당은 조용하기만 하고,
그 마당이 너무 더워보였기에
우리는 그곳으로 들지 않고 초가집을 향하는 것이다.
'
그렇게 초가집에 도착해 주문도 하기전에
시선을 잡는 예쁜 꽃이 있어 그곳으로 먼저 다가선다.
별꽃이라고도 부르는 유홍초다.
돌담 위를 이쁘게 장식한 모습에 한참동안 눈을 떼지 못한다.
여기 초가집에도 역시 손님이 많지 않다.
두팀의 산객들이 전부다.
오늘은 동동주 대신 시원한 맥주를 시켜
갈증부터 시원하게 해소한 다음 산채비빔밥과 부추전으로 배를 채운다.
그렇게 45분 여를
갈증도 해소하고 배도 채운 다음 하산길을 결정하는데,
백운재와 산상연못을 거쳐 계곡길을 따르려 했던 생각을 버리고
가장 짧은 코스인 관음사 방향으로 길을 택한다.
계곡은 가물어 물도 없고
폭염을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가을의 전령사 고추잠자리도 하나 둘 세상구경을 나서는데...
호젓한 오솔길의 숲터널을 편안하게 이어
열반재에 도달하고,
이내 그 재를 넘어 관음사를 향한다.
내림길의 처음은 비교적 부드러운 나무계단으로 이어지지만
이후부터 관음사까지는 급한 내림길이다.
하지만 그것도 그리 길지 않은 길이다.
오래전 보았던 관음사와는 사뭇 다른 잘 조성된 느낌...
이후 지루한 시멘트포장도로가 이어지지만
이내 시원하고 운치있는 소나무숲그늘이 지루함을 감해준다.
그길도 잠시만에 용장마을에 도달하게 되고
우리는 그 시원한 길 이후의 뙤약볕 마저도 탈출하고
집을 향하는 애마에 올라타게 된다.
간단한 짧은 산행이었지만
그래도 힘들었던 폭염속의 산행을 마무리 하며...
0815태봉.gpx0.19MB'일반산행 > 근교산행(경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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