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길이 아름다운 경주 옥산서원의 주변풍경국내여행/경주시 산책길 2013. 10. 9. 19:30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그리고 어래산이 병풍처럼 이어져
그 뒤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고 정자루 아래로 아름다운 계곡물이 흐르는 옥산서원...
그 산들을 오르고 하산후에 만날수 있는 곳이지만
그 산들을 이어서 걷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늘상 하산후에는
여유롭게 그곳을 돌아보지 못한 것이다.
해서 오늘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 온 것이다.
포항 영천간 산업도로에서 옥산서원이란 이정표를 따라
우측 사잇길로 들어서면 도로 가장자리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들판이 펼쳐지고,
좌측으론 자옥산과 도덕산 그리고 사진으론 보이지 않지만
우측으론 어래산까지 이어진 산줄기가 감싼 형상이다.
가을이 더 깊어지면 은행나무 가로수에서
노란 은행잎이 비가 되어 내리기도 하는 아름다운 길이다.
그길을 즐기며 기분 좋게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주차장...
그 앞에는 웅장하고 멋진 한옥의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물론 옥산서원이 아니라 옥산서원의 유물을 전시할 유물관이다.
지금은 공사중이기에 그냥 지나친다.
옥산서원까지는 100m남짓으로 유물관 앞으로 편안하게 길이 이어지지만
우측으로 소로의 산책로를 따를수도 있다.
가을을 느끼며 사색하기 좋은 그 길을 따라 옥산서원을 향한다.
옥산서원의 한켠에 자리한 고택에는
그곳을 관리하는 가족들이 기거하는 듯 우회하여 서원으로 들어서게 된다.
편안한 아름다움이 있는 숲길의 그 길을 따라...
여느때와 같이 그곳으로 들어서기 전에 먼저 안내문부터 들여다 본다.
옥산서원(玉山書院 사적 제 154호)은
회재 이언적(1491~1553년)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자 세웠다.
이언적은 조선 중종 때의 문신으로 그의 성리학은 퇴계 이황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종묘에 명종의 공신으로 모셔져 있다.
그가 타계한 지 20년 뒤인 1572년에 손자와 제자들의 뜻에 따라 월성부윤 이재민이 사원을 세웠으며,
1574년에는 선조에게서 '옥산서원'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되었다.
고종 5년(1868년)에 흥선 대원군이 서원철폐령을 내렸을 때에도 헐리지 않고
그대로 살아남은 47개의 서원과 사당 중 하나이다.
서원 건축의 역사로 보면 옥산서원은 초기의 건축물에 해당하는데,
당시에 지어진 서원들이 비교적 자유로운 구성을 따랐던 데 비해,
이 서원은 틀에 짠 듯 질서 정연한 형식을 보이고 있다.
까다롭기로 유명했다던 이 서원의 원규만큼 이 건축물에서도 긴장과 절제가 묻어난다.
정문인 역락문을 들어서면 누각인 무변루가 있고,
강당인 구인당의 양쪽으로는 동재와 서재가 있으며,
강당 뒤쪽에 서 있는 것이 회재를 모신 체인묘이다.
동재의 오른쪽으로 지어진 여러 건물들은 서원의 살림을 맡았던 곳이다.
이곳 고직사는 다른 사원에 비해 유난히 규모가 커서 예전의 재산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고직사 뒤에 있는 문집판각은 목판을 보관하는 곳이다.
옥산서원 현판은 추사 김정희의 글씨이며,
그 현판 뒤에는 아계 이산해가 쓴 또 다른 현판도 결려 있다.
장문의 안내문을 정독했지만 서원을 잠시 뒤로하고
무변루에서 내려다 볼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계곡으로 먼저 내려선다.
무변루에는 오를 수 없기에
그 모습들을 먼저 보기로 한 것이다.
통나무는 아니지만 외나무 다리 뒤로 작은 폭포가 떨어지는 소리로
잡념을 가라앉히는 듯 열공중인 조금은 늙어 보이는 학도...
아마도 회재의 후예가 아닐까 생각케 한다.
단풍이 점점 익어가는
가을의 풍경 아래 마음과 머리가 깨끗해 질듯 하다.
아직은 추위보다 쌀쌀함을 느끼는 계절...
한 가족들이 나들이를 나와 자리를 잡은 모습도
아름다운 풍경의 한 조각이 된다.
그렇게 무변루에서 내려다 볼 풍경들을
미리 돌아보고 역락문으로 들어선다.
그 문을 들어서면 또 하나의 작은문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것은 무변루 하단으로 들어서는 문이다.
그 문이 강학공간의 앞마당으로 들어서는 관문인 셈이다.
무변루는 큰 정자의 누각인데
가까이에서는 한 앵글에 담을수가 없을 정도임이
그 큰 규모를 짐작케 한다.
그렇게 무변루 주변을 두루 살펴보고
틈새로 보이는 구인당 앞마당으로 걸음을 옮긴다.
들어선 그곳에는 정면에 구인당이 중심을 잡고
동서쪽으로 동재인 민구재와 서재인 암수재가 호위를 한 모습이다.
구인당은 지금의 교무실격으로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며
동재와 서재는 유생들이 학문을 닦으며 기거하는 숙소라 한다.
서재 암수재의 모습...
동재 민구재의 모습...
동재과 서재는 서 있는 위치만 다를 뿐
그 형태는 마주한 쌍둥이와 같은 모습이다.
서재의 현판
추사 김정희가 쓴 옥산서원의 현판과 구인당의 현판
그리고 동재의 현판을 가까이로 담아본다.
그리고 뒤를 돌아서면 방금 앞마당으로 들어서기 위해 통과한 문 위의
무변루의 모습을 보게된다.
유생들의 휴식공간으로 끝없는 누각이란 뜻...
그렇게 사면으로 둘러싸인 앞마당을 돌아보고
그곳을 빠져나가 제사를 지냈던 공간인 제향공간으로 이동한다.
먼저 만날수 있는 곳은 사당 오른쪽의 경각으로
각종 전적 등을 봉안하고 있는 곳이다.
건물의 앞면이나 뒤면의 낡은 단청들로 보아
다른 건물들과 달리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한 듯 한 하다.
체인묘와 전사청이 있는 사당의 대문인
체인문은 잠겨 있기에 울타리 넘어로 엿보기만 할 뿐이다.
전체가 보이는 부분이 체인묘이고
우측으로 귀퉁이만 보이는 건물이 전사청이다.
체인묘는 회재 이언적의 위폐를 모셔둔 곳이며,
전사청은 제사전날 제수를 보관하던 곳이다.
그리고 그 너머로 비각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경각에서 강학공간을 내려다 보고
또 다시 자리를 옮긴다.
비각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구인당 아궁이의 모습을 보며
비각으로 걸음을 옮긴다.
문공원 회재 이언적신도비와 안내문 위로
비각이 자리하고 있다.
비각의 창살로 가려져 눈으로는 자세히 살필수 있지만,
그 모습을 담기에는 여간 성가신것이 아니다.
하지만 힘겹게 담아본다.
옥산서원 앞 계류 옆에 있던 비를 훼손예방을 위해 옮겨 놓아서 일까?
귀부나 비석 전체가 잘 보존된 모습이다.
그리고 그 비문들도 선명하고 용문양 마저도 선명하게
잘 보존되어 있는 모습이다.
특이하게도 서로가 다른 용문의 그 빛깔까지 살아 있는 듯 하다.
비각도 그렇게 살펴보고 돌아서는 길...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은행나무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
그 둘레와 높이를 보아 이 옥산서원과 세월을 같이 한 듯
웅장한 모습이다.
그리고 강학당 서재와 그 뒷편 쪽문의 지붕이 시선을 끈다.
다른 건물들과 다른 이끼가 쌓여 빛바랜 기와...
서쪽을 바라보기에 그런것일까?
아니면 켜켜이 쌓인 그 세월과 역사를 알리는 것일까?
항암효과가 탁월하다고 해서 요즘에는 보기도 힘든 와송이
드문드문 기와 위에 피어있다.
담장 위의 담쟁이도 가을소식을 전하고...
그 아래에는 용처가 없어진 똥장군이
옛 생활의 모습들을 전하듯 얌전히 앉아 있다.
비록 그 시절의 것이 아닌 근대의 고무재질이지만...
'출입금지'란 안내문으로 막아둔 무변루이기에
팔을 길게 뻗어 내려다 보이는 계곡의 모습을 담아보려 하지만
위로 뻗은 소나무의 모습만 보일뿐 역시나 역부족이다.
그렇게 앞마당으로 다시 돌아나와
무변루 하단의 문을 나선다.
그리고 다시 행복한 가족들이 있는
계곡의 풍경을 돌아보고 왔던 길을 돌아 나간다.
아름답고 포근한 그 숲길을 따라...
들어 왔던 길 아래로 계곡을 끼고
사색을 즐겨도 좋을 길을 따르는 것이다.
많지 않은 여유시간이라 지척에 있는
옥산서원의 사랑채인 독랑당은 다음을 기약하고...
'국내여행 > 경주시 산책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명성만큼 아름다웠던 불국사의 가을풍경... (0) 2013.10.30 경주수목원(경북산림환경연구원)과 그 주변의 가을풍경... (0) 2013.10.21 비내리던 날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교촌마을 풍악에서... (0) 2013.10.07 꽃무릇과 아름다운 꽃길들이 있는 동부사적지대(첨성대)의 주변풍경 (0) 2013.10.04 아름다운 전통한옥의 풍경이 있는 교촌마을에서의 늦은 점심식사 (0) 2013.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