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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산행과 러셀산행이 되어버린 민주지산으로의 겨울산행일반산행/전라·충청도 산행 2014. 2. 10. 06:05
"친구야~ 일욜날 어느 산에 가노?
계획 없으면 민주지산 가자~"
설연휴 전날 갑작스런 친구의 연락이다.
'오키~' 하며 일단은 화답을 보낸다.
그런데 대부분의 친구는 부산에 있는데
한명은 진해요, 또 한명은 반대편의 경주에 있어
12인승 승합차 한대로 이동하자니 머리가 복잡하던 차...
진해친구가 갑작스런 복통으로 기권을 하는 등 일부가 빠지고
우여곡절을 거쳐 10명에서 6명으로 산행팀이 짜여진다.
4명이 부산에서 경주로 이동하고,
경주에서 9인승 승합차로 합쳐서 영동으로 달린다.
◈ 언 제 : 2014년 2월 2일(일) 09:11~16:32
◈ 날 씨 : 조금의 비 후 흐렸다 갬
◈ 테 마 : 초딩동기 번개산행
◈ 누 구 와 : 초딩동기와 부인들(6명)
◈ 어 디 로 : 물한계곡주차장(09:11)→황룡사(09:20)
→이정표갈림길(09:38)→갈림길(10:02)
→주능접속(11:15)→무인대피소(11:19)
→민주지산(1,242m/중식 11:34~12:32)
→석기봉(1,200m/13:44~13:52)→삼도봉
(1,178m/14:23~14:35)→심마골재(14:57)→
이정표갈림(16:01)→황룡사(16:14)→주차장
(16:32)
◈ 얼 마 나 : 약 7시간 20분(중식시간 및 휴식시간
약 1시간 13분 포함)
- 순보행 약 6시간 07분
◈ 산행기록 : 3회(2014년)/319회(누적)민주지산(岷周之山)은 민주화운동으로 시끄러웠던 시절에
그 이름이 민주주의를 연상케 하여 특히 알려진 산이다.
하지만 산이름 민(岷)자에 두루 주(周)자로
그 이름의 한자를 보아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님을 알수 있다.
그 이름에 대해 몇 가지의 설이 있지만,
남북으로 이어진 각호산, 석기산, 삼도봉 등
주변의 연봉들을 두루 굽어 볼 수 있다 하여
붙인 이름이라는 쪽에 한표를 던진다.
산행코스 또한 그 연봉들을 잇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그렇게 달려 물한계곡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9시 경
그러니까 경주 건천에서 2시간 만에 도달한 것이다.
명절연휴 마지막 날이라 밀릴 것이란 우려는
오히려 아우토반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난 과속을 한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무리 하고
황룡사를 향하는 것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스키와 보드를 재활용한 특이한 울타리들이 쳐진 곳을
지나고 황룡사를 지나려는데,
이정표가 황룡사 방향을 알린다.
'어~ 이상한다.
분명 황룡사 안으론 길이 없었는데...'하고
우왕좌왕 하다 그곳으로 들어선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우측으로 들어서고서야
그 이유를 알게된다.
계곡을 건너는 출렁다리가 생긴 것이다.ㅎ~
포근한 날씨에 눈이 녹아내려
계곡물은 콸콸콸~ 우렁차게 흘러내리고,
출렁거리는 그 다리를 건너자
기억속의 그 길이 정겹게 다가온다.
낯익은 낙엽송숲길을 지난후
우측 오름길로 접어드는데,
좌측 아래로 아치형 다리 하나가 보인다.
수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계곡물이 불어 징검다리도 건너고...
갈림길을 만나 좌측으로 진입을 해야 하는데
친구부부가 직진 길을 택해 오른다.
약간 돌아가는 길이고 험하다는 걸 알지만
굳이 돌아올 필요가 없기에 그냥 뒤를 따르는데,
갑자기 길이 끊긴다.
겨울동안 내린 눈이 길을 없애버린 것이
힘든 러셀산행으로 바뀌는 대목이다.
우여곡절 끝에 힘겹게 좌측으로 탈출하여
지능선을 찾아 오른다.
러셀로 체력소모를 많이 했기에
잠시 목을 축이며 쉬었다 진행하는데,
그 길도 만만치가 않다.
쓰러진 나무들 하며 가파르고 위험한 오름길이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길들이다.
그렇게 친구들과
부인들에게 고생을 시키고,
무사히 주능선에 도달하여
안도의 한숨과 함께
편안한 능선길을 이어간다.
예상대로 그길은 묵은 눈들만 쌓여 있을 뿐,
포근한 날씨에 눈꽃은 커녕
상고대조차 볼 수가 없다.무인대피소를 지나는데 라면 끓이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지친 친구들은 그 자극에 배고픔을 호소한다.ㅎㅎ
등로 가장자리는 수북이 쌓인
묵은 눈이 허리까지 높은데,
바닥은 질퍽질퍽
성가신 걸음이다.2시간 정도로 예상한 정상까지의 시간이
3시간으로 변했지만 모두들 표정은 밝다.
오리무중의 안개길이 끝이나고
서서히 조망이 열리기 시작했기에 더 그랬는지도 모를 일...
역시 민주지산의 조망은 탁월하다.
지나온 길로 각호산이 조망되고...
진행방향으로 석기봉이 뾰족히 솟아 친구들을 압박하고
그 좌측 뒤 끝으로는 펑퍼짐한 삼도봉이 조망된다.
바람도 없고 정말 포근한 봄날이다.
해서 정상부에서 식사를 해결하기로 하고
간단한 정상주와 함께한 시간은 약 1시간 여...
행복한 그 시간들과 다른 단체산객들을 정상에 두고
다시 길을 이어간다.
우리를 위협한 석기봉을 향해...
기분 좋은 산죽길도 지나고...
험한 암릉을 조심조심 넘어서...
이미 아득히 멀어진 민주지산 정상을 돌아보고
지척의 석기봉으로 오른다.
어딜가나 정상석들은 몸살을 앓게 마련...
석기봉 역시 그랬다.
그 산객들이 물러난 틈을 이용해 이루도 단체
기념사진 하나를 남긴다.
그리고 힘들게 올랐기에 잠시 숨을 고르고,
오늘 코스의 마지막 봉인 삼도봉을 오르기 위해
밧줄을 잡고 석기봉을 내려선다.거리는 조금 남았지만 부드러운 능선길이기에
마음도 가볍고 발걸음 또한 경쾌하다.
조금의 된비알을 있었지만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른 헬기장에서
몇걸음 옮기지 않고 계단만 오르면
삼도봉 정상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정상에 오르면
젤 먼저 반기는 것은 삼도봉의 상징인 화합탑이다.
삼도봉은
충청북도 영동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그리고 경상북도 김천이 접해 있기에
삼도(三都)봉으로 이름 붙여진 것이다.
화합탑 역시 그 삼도를 상징하는
세마리의 거북이와 세마리의 용으로 만들어 졌다.
삼도봉에서 본 석기봉은 여전히
뾰족한 모습으로 산객들을 압박하고,
민주지산은 아득하기만 하다.
기실 삼도봉의 정상은 화합탑이 있는 넓직한 곳이 아닌
조망은 좋으나 볼품 없는 저곳이다.
제대로 된 정상석도 없는...
그렇게 정상을 즐기고
멀리서 화합탑과 인사를 나누고,
내림길을 이어간다.
질퍽거림에 지쳐버린 부인들과 친구는
폰배터리를 교체한 강산을 기다리며 퍼질고 앉았다.
넘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ㅎㅎ
내림길 역시나 만만치 않다.
깨끗하지도 않는 눈이 질퍽거려
스패치를 착용하지 않아 등산화 속에서 놀기도 하고,
바지 가랭이에는 온통
진흙으로 도배 된 상태다.
백두대간 갈림길
직진으로 달려 그 길을 따르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하는
오늘 산행코스 중 최상의 길이다.
나무데크 위로 고무판들이 깔려 부드러운데,
이내 질퍽거리는 진흙탕 길로 변한다.
우렁찬 소리의 계곡물과 폭수수가
이리도 시원하게 느껴질 줄이야...
산중의 날씨도 이미 봄이 찾아 온듯 하다.
쉼터가 있으니
또 잠시 엉덩이를 붙이고...
낙엽송길이 이어지는 걸로 보아
하산길도 마무리가 다 되어 가는가보다.
또 첨 만나는 아치형 다리다.
정말 수년 사이에 많이도 변했다.
그렇게 다시 황룡사를 지나고
아침에 출발했던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아침과는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단체산행을 온 버스도 많고
승용차도 많아졌다.
예상치 못했던 포근한 날씨에
식수가 부족 할만큼 땀도 많이 흘린 산행을 마무리 하고
다시 차에 올라타고 경주를 향해 달린다.
하산주는 경주의 모처에서
매콤한 낙곱새로 맛있게 장식하고...
친구들아 수고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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