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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의 무장봉산행, 파란 억새풀과 파란 하늘이 좋았다.일반산행/근교산행(경주) 2015. 8. 25. 01:30
해마다 여름의 파란억새가 그리워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종주와
동대봉산 무장봉으로 한번쯤은 오른다.
그런데 올해는 하늘억새길 종주를 아직 못했기에
꿩대신 닭이라고 동대봉산 무장봉을 찾아 오르기로 한다.
가을 억새산행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파란 여름억새풀의 풍경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다.
◈ 언 제 : 2015년 7월 26일(일) 10:30~14:25
◈ 날 씨 : 맑음
◈ 테 마 : 여름억새산행
◈ 누 구 와 : 마눌님과의 데이트
◈ 어 디 로 : 무장골주차장(10:30)→국립공원지킴터(10:46)→무장골갈림길(10:55)→임도직전쉼터(11:39)
→무장봉(624m/간식 12:07~12:31)→산정화장실(13:03)→무장사지갈림길(13:22)→탁족(약 10분)
→국립공원지킴터(14:08)→무장골주차장(14:25)
◈ 얼 마 나 : 약 3시간 54분(휴식시간 약 23분 포함) → 실보행 약 3시간 30분
◈ 산행기록 : 21회(2015년)/373회(누적)
37도를 웃도는 폭염속에 억새산행지로 유명한 그곳
숲이 드문 완전한 초지로 오르는 길이기에
산객이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나마 서너팀을 만나게 된다.
붉은 빛을 띠어야 할 자귀나무꽃은
강한 햇볕에 타버린 탓인지 붉은 빛을 거의 찾을수가 없다.
한가한 국립공원지킴터지만
방명록에 기록을 남기고 그곳을 통과한다.
여유로운 둘만의 산행길이기에
여러가기 악기가 있는 그곳에 들어가
이것 저것 한번씩 두들겨도 보고 소리를 내어본다.
하지만 별 재미가 없다.ㅎㅎ
무장골갈림길에서 우리는 여느때와 같이 직진의 계곡길을 버리고
우측 지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택한다.
내림길이 완만해야 편안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렇게 뙤약볕을 잠시 걷고
시원한 숲길을 한동안 걷고 난 다음 가파른 오름길을 만난다.
거의 7부 능선까지는 이런 까칠한 길이 이어진다.
그런 깔딱고개를 두어번 그리고 잠시의 편안한 길을 지나면
벤치가 있는 쉼터와 함께 임도가 나타난다.
바깥으로 보이는 강렬한 햇볕이 주눅들게 하지만
이미 발길은 그곳을 향하고 있다.
오늘도 만나는 타래난초...
그 임도는 뙤약볕이 계속되는 길이지만
가끔은 시원한 숲그늘을 내어주기도 한다.
그나마의 숲그늘을 가끔이나마 선사 받기에
정상까지 가는 길도 견딜만한 길이다.
햇살은 따갑게 머리를 아프게 하지만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르다.
이런 멋진 풍경을 보는 맛에 폭염속에서도 산을 찾는 것이다.
아름다운 산천
우리나라 금수강산의 위대함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멋진 풍광의 아름다움이 있기에
그 폭염속에서도 마눌님의 불평은 들을수가 없다.
씩씩하게 잘도 오른다.ㅎ~
어느덧 정상도 지척으로 다가오고
앞서간 한팀은 이미 정상을 오르고 있다.
은빛물결이 출렁이는 가을의 그 풍경도 좋지만
파란 억새풀들이 일렁이는 이 풍경 또한 장관이다.
무슨 내용인지 수다를 떨며 앞서가는 님들,
모두가 여성들이기에 더 시끄러운 듯 하다.ㅎㅎ
가을의 하늘도 아니요
한여름의 하늘이 이렇게도 고울까...
저 멀리 포항 앞바다까지 깨끗하게 조망되는 멋진 시계다.
지나온 길도 잠시 돌아보고
그렇게 우리도 정상을 향해 오른다.
정말 한가로운 정상의 모습니다.
정상으로 내려앉는 그 뙤약볕이 무섭기까지 한 날씨니 당연한 일이다.
뒤를 따르는 산객은 하나도 없고
정상을 피해 숲으로 숨은 산객들의 소리만 간간이 흘러나온다.
우리도 정상을 살짝 벗어난 숲속에서
간단히 간식을 즐기고 다시 전망데크로 오른다.
하산에 앞서 못다한 전망을 다시 즐기기 위해서다.
이번엔 감포 앞바다까지 당겨보고
하산길을 가늠해 본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하산을 할 무렵
드뎌 또 한팀의 산객을 만나게 된다.
30분 여만에 만나게 되는 산객들이다.
그 님들에게 정상을 내어주고
그 곳을 올려다 보며 우리는 하산길을 따른다.
계곡길로 하산할 계획이기에
오름길의 2배 이상 거리를 걸어야 한다.
하산길의 하늘도
돌아본 하늘도 모두가 파랗게 물들었다.
오리온목장의 폐사도 여전하고...
뙤약볕과 교차하여 만나게 되는 숲그늘은
더 없이 반가운 길이다.
언제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는 곳
계곡길로 꺽이기 직전에는 꼭 걸음을 멈추게 된다.
이 풍경에 매료되어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장골계곡으로 내려서지만
생각한 그런 풍경은 아니다.
장마철이라 제법 많은 비가 내렸지만
해갈에는 턱도 없는 우량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계곡의 숲그늘과
계곡수가 흐르는 소리가 있기에 내림길은 시원한 느낌이다.
여느 해의 장마철이면 저 징검다리도 부족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저 징검다리가 필요치도 않을 듯 하다.
그 긴 길도 어느덧 무장사지갈림길까지 내려서게 된다.
하지만 무장사지로 향하는 길은 버리고
우리는 하산길을 계속 이어간다.
그나마 계곡의 하단부에 가까워지니 수량이 제법 많아진다.
해서 우리는 계곡으로 내려서서
등산화를 벗어 던지고 시원하게 발을 담궈본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시원치 않은 계곡수다.
수중의 수초인지 수상의 풀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맑은 물이지만 말이다.
얼마나 심한 폭염인지 느끼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하지만 발바닥이 개운한 느낌이다.
해서 고마운 마음에 그곳을 한번 돌아보고 다시 진행한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무장골주차장 인적도 없고 조용하기만 하다.
가을이면 포장집에 앉아 미나리와 삼겹살을 즐기는
산객들로 왁자지껄 시끄러울 곳이지만 폭염속의 오늘은 그렇지 않다.
우리도 그냥 대충 배낭을 차에 싣고 집으로 달린다.
그 무엇보다 찬물샤워가 가장 절실한 타이밍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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