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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출지의 여름풍경은 백일홍과 연꽃의 어울림....국내여행/경주시 산책길 2016. 8. 5. 00:30
늦은 오후시간에 서출지를 찾기는 첨인듯 하다.
문득 연꽃과 백일홍이 잘 어우러져
이요당의 멋진 풍경을 만들어 냈을
그 풍경이 떠올라 찾아간 것이다.
모심기가 끝난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미 그 모들은 무럭무럭 파란 벼들로 보기 좋게 잘랐다.
무량사가 보이는 그곳
그 우측 앞으로 서출지가 자리하고
그 가장자리 한켠에 고택의 정자 이요당이
멋진 자태를 하고 있는 곳이다.
늦은 오후시간이기에 연꽃들은
이미 그 꽃잎들을 오무려버렸지만,
그 가장자리의 이요당이 중심이 된
풍경은 여전한 풍경이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대포같은 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세워둔
진사님들이 줄을 이었다.
연지 가장자리를 둘러싼 배롱나무들,
붉은 빛으로 보기 좋게 백일홍을 피웠지만
따가운 햇살에 꽃잎들도 견디지 못하고 타버린 것인지
벌써 시들어 가는 것인지 빛이 발한 끛들도 보인다.
좌측으로 붉은 백일홍들이
그리고 우측으로 멋진 소나무들이 이어진 길,
그 기분좋은 산책로로 들어선다.
그길을 걷는 내내 시선은 좌측
건너편의 이요당을 향한다.
서출지는 까마귀가 신라 소지왕의 목숨을 구한
전설이 서려있는 연못이다.
서출지(書出池)는 글(書)이 나와 소지왕을 구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그 전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소지왕이 궁 밖으로 나갔을때 쥐가 나타나
까마귀를 따라가라 하여
왕이 그 말대로 신하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게 하자 이 연못에 이르게 되었고,
이 연못에서 한 노인이 나타나
"거문고 갑을 쏘시요."라는 글을 바쳤다.
이에 왕이 궁으로 돌아와 거문고 갑을 쏘았더니
그 속에 숨어있던 궁주와 승려가 화살에 맞아 죽었다.
그 이후 이 연못을 '서출지'라 하였고,
정월 보름에 까마귀에게 밥을 주는
'오기일(烏忌日)이라는 풍속이 생겼으며
지금도 경주지역에는 감나무 밑에 찰밥을 묻는
'까마귀 밥주기' 풍속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건너편으로 보이는
'이요당(二樂堂)'은 기와의 목조건물인데,
조선 현종 5년(1664년)에 임적이 지었다 한다.
임적은 평소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도와
덕망이 높은 인물로 평가되었다 한다.
같은 풍경이고 같은 장소이지만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른 느낌의 풍경이다.
백일홍의 늘어진 가지의 모양 또한
그 풍경들을 변신시키기도 한다.
간간히 연꽃의 우아한 매력발산에도
눈길을 주기도 하고,..
가장 화려하게 핀 백일홍 사이로 보이는 이요당의 모습
가장 잘 어울리는 풍경인듯 하다.
연지로 최대한 내려서서 이요당을 바라보기도 한다.
그런데 완전무장을 한 진사님이 가까이로 다가온다.
물총새가 이 근처로 날아드는데
너무 가까이로 내려서면 물총새가 달아난다는 것이다.
아하~
그 대포들이 물총새를 잡는 대포였구나~ㅎㅎ
완전무장을 하고 자리를 잡으신 진사님
그 뒷편의 진사님이 그 주인공이시다.ㅎㅎ
대단한 열정들이십니다.
그렇게 줄을 이은 대포들 탓에
마음껏 원하는 풍경을 담기에 불편하기도 하지만,
그들 또한 이 강산 탓에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했을 것이다.
강산의 눈에는 물총새가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다.ㅎ~
아직도 뚫어지게 서출지의 구석구석을
살피며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진사님들이다.
건너편으론
고목의 나무그늘을 즐기는 중년부부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풍경이다.
어느덧 고추잠자리가 모습을 드러낸
그런 계절이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
연꽃이 활짝 핀 모습이 아니기에 조금은 아쉽지만 말이다.
촛점이 살짝 아쉬운 풍경...
그렇게 올여름에도 서출지의 풍경을 만나게 된다.
이마에 땀을 훔쳐야 할만큼 더웠지만
그나마 늦은 오후시간이었기에 덜 했던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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