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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에 영남알프스 환상의 마루금을 따라 영축산의 운해속을 걷다.일반산행/영남알프스 산군 2013. 6. 25. 19:45
작은공주의 경기도 안성까지의 대회 참가에 따라 가족여행 겸하여
안성까지 동행하기로 했기에 금주 산행계획을 포기했었는데,
갑자기 버스로 단체이동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벽 5시 반에 출발이라니
새벽 4시에는 일어나 출발지까지 태워줘야 할 상황이다.
그때 일어나 다시 잠을 청할수도 없는 노릇이라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끝에
아침일찍 산행을 하기로 마눌과 약속을 한다.
◈ 언 제 : 2013년 6월 23일(일) 07:41~13:32
◈ 날 씨 : 비 후 갬
◈ 테 마 : 운해와 운무쇼의 장관을 만나기 위해
◈ 누 구 와 : 마눌과 둘이서
◈ 어 디 로 : 건암사 주차장(07:41)→호랑이봉(08:52)→남근봉 우회(09:10)→신불평원(09:28)→영축산(1,081m/중식 10:08~10:51)→신불재(11:46)
→신불재대피소(11:50~11:57)→계곡건넘(족욕/12:56~13:08)→건암사 주차장(13:32)
◈ 얼 마 나 : 약 5시간 51분(중식 및 휴식시간 약 1시간 10분 포함) - 순보행 약 4시간 41분
◈ 산행기록 : 24회/누적 293회
새벽에 일어나 하늘을 보니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계획대로 경주역에 태워주고 집에 돌아와 배낭을 챙기는데
어영부영 하다보니 1시간 이상이 흘러가 버린다.
비가 그치리란 바람과 함께 차에 올라타고 영알을 향해 달리지만
비는 그칠 기미가 없고,
우중산행을 감행할 계획으로 산행코스를 생각해 보지만
우왕좌왕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가지산을 향하다 다시 핸들을 돌리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곳은 건암사입구의 주차장이다.
삼봉능선으로 올라 영축산을 왕복하는 코스나
거기다 신불산까지 이어 신불재로 하산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주차와 동시에 간단히 산행준비를 마치고
가천지 방면의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산행을 시작한다.
불승사를 좌로 두고 건암사 방향으로 오르고
산길을 들어서서 첫번째 만나는 갈림길...
우측은 신불재나 신불릿지로 오르는 길이기에
우리는 좌측길을 따른다.
다소 완만한 오름길로 시작은 편안하지만
가파르게 변신하는 그 길에
마눌님의 쉬는 횟수가 점점 늘어 간다.
다행이라면 숲속길이라 내리는 비를 조금이라도 피할수 있고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준다는 것이다.
화사하게 핀 노루오줌풀이
오름길을 안내라도 하듯 고개를 내민다.
그러던 차 첫번째 전망바위에 오르게 되는데
그 아래로 펼쳐지는 모든 산들을 섬으로 만들어 버린 운해의 모습이 장관이다.
그런데 카메라가 왜이리 발작을 하는 것일까?
가끔씩 반항을 하는 카메라 때문에 몇 장면을 담는 시간이 길어져
아쉽지만 다음 조망을 기대하며 다시 길을 이어가기로 한다.
그렇게 다시 그 길을 오르다 만나게 되는
다른 전망바위봉의 정상...
드뎌 웅장한 호랑이봉이 위용을 과시하며 그 모습을 드러내고,
그 뒤로 살짝 꼬부러진듯한 남근바위가 뻔뻔스럽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ㅎㅎ
건너편 신불릿지 위로 신불공룡도 조망해 보고
신불재 방면도 가늠해 본다.
그리고 다시 그 운무의 향연을 즐겨본다.
울산방면으로 쌍둥이 같은 문수산과 남암산을 비롯한
모든 산들이 운해속에 떠 있는 섬으로 변했다.
이런 절경을 만나기 위해 새벽부터 설쳐댔는데
너무 늦게 출발한건 아닌지 살짝 걱정이 앞선다.
정상에서는 더 멋진 모습을 만나기나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그 절경에 탄성을 폭발하는 마눌님의 밝은 표정에
그런 걱정일랑 살짝 접어두고 다시 비교적 편안한 지능선을 따른다.
지척으로 다가온 호랑이봉...
영축산은 저 멀리로 아득하지만
신불재는 이미 한뼘정도의 차이로 가까워진 느낌이다.
호랑이봉은 약간의 주의만 기울이면
그다지 위험하지 않기에 직등 하기로 한다.
호랑이 봉을 오르며 내려다 보는 절경에
감탄사를 또 한번 토해 내고
마눌님을 앞세워 오르게 한다.
좌측은 천길 낭떠러지이기에 마눌님의 고소공포증이 살짝 염려되긴 하지만
이내 지나친 걱정이었음을 깨우침과 함께 안도의 숨을 내 쉬며 뒤를 따른다.
그 와중에도 조망을 즐기며...
어이쿠 마이 좋아졌는데~ㅎㅎ
조심조심 잘도 오르는 마눌님의 모습이다.
거기에 올라서서 또 진행방향으로 버티고 선 남근봉을 올려다 보고
아래로의 조망도 즐겨 본다.
오름중에 돌아본 그 환상적인 풍경은 계속되고
이젠 남근봉이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저 남근봉은 직등을 포기하고 우회를 해야 할것 같다.
호랑이봉보다는 위험한 암벽에다 지금은 조금의 비까지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호랑이봉 이후 산죽길과 거친 오름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이내 또 전망바위에 오르게 된다.
그 전망바위에서도
운무의 향연은 계속되고...
그렇게 남근봉을 우회하여 그 앞의 암벽을 타고 오른다.
물론 이 암봉까지도 우측으로 우회할 수 있지만 비교적
덜 위험한 길이기에 즐겨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조심조심 그 곳에 올라서서
그 높이가 예사롭지 않은 남근봉을 돌아 본다.
더 진행하여 돌아본 남근봉의 모습...
어찌보면 그 이름이 옳은 것 같기도 하다.ㅎ~
삼봉능선의 3봉중 2봉을 올랐는데,
지나온 첫번째 그 전망바위봉이 그 셋 중 하나인지
아니면 헬기장이 있는 여기 이 마지막 봉이 셋 중 하나인지
아직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혹자는 전망바위봉을 첫봉으로 보고
또 다른 혹자는 지능선의 정상
그러니까 헬기장이 있는 봉을 마지막 봉으로 얘기하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그렇게 두 곳의 헬기장도 지나고
신불 평원이 펼쳐진 그 곳으로 오르게 된다.
신불산 방면을 가늠해 보고
몽환적인 진행방향의 풍광에도 취해본다.
캬~ 쥑인다~ ㅋㅋ
우중이지만 우의도 꺼내지 않고
그냥 모자만 눌러쓰고 그 길을 걷기로 한다.
지나온 삼봉능선도 내려다 보고...
영축산을 향한 마루금도 다시 가늠해 본다.
그 길은 사시사철 어느 철에나 행복한 길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추우나 더우나...
그렇게 그 마루금을 이어간다.
편안하고 행복한 몽환의 그 곳으로...
털중나리와 노는 사이
마눌님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환상적인 마루금 끝으로 영축산은 위용을 과시하고 있지만
마눌님은 아랑곳 하지 않고 폰카로 야생화와 씨름중이다.ㅎ~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가 뒤로 내려다 보일무렵
영축산 정상은 점점 가까워 오고...
운무의 향연은 끊임 없이 이어진다.
뭉쳤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는
마치 잘 짜여진 한 장면의 군무를 보는 듯...
신불산은 운무속으로 머리를 감추고
영축산은 지척으로 다가온다.
외로이 홀로 비를 맞고 있는 정상석...
그 곳에 올라서자 또 한번의 탄성이 터진다.
햐~ 장관이다.
죽바우등으로 이어 오룡산까지의 마루금 또한
운무의 향연장이 되고
사방이 운해로 덮혔다.
그렇게 정상석과 인사도 나누고
그 멋진 장면을 배경으로 똥폼도 잡아본다.
10시가 조금 지난 이른 오전이지만
새벽밥을 먹고 온 터라 이른 점심식사를 할 요량으로
돌양지가 이쁘게 자리한 그 곳에 나란히 앉는다.
보슬비가 흩날리지만 개이치 않고...
영축라인의 마루금을 경계로 그 높이를
감히 넘보지 못하는 운해는 넘을 듯 말 듯
물러났다 다가왔다를 반복한다.
그 운해쇼를 바라보며
소주 한잔과 함께하는 간단한 점심식사는
여느 레스토랑의 우아한 그 분위기가 부럽지 않다.
그렇게 제법 긴 시간을 정상에서 보내고
죽바우등을 향한 풍광이 궁금하여 다시 돌아본다.
여전히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멋진 풍광이다.
홀로 온듯한 산객도
그 장관의 풍광에 넋이 빠진 듯...
영축산 정상과도 이별하고 신불재를 향하는 길...
그렇게 오르락 내리락 하던 운해의 파도가
이제는 그 고개를 가까스로 넘어섰다.
지금부턴 그 운해속을 헤엄치며 진행해야 할 듯...
역시 진행길은 그랬다.
간간이 산객들의 목소리는 들리지만
그 모습들을 찾아 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운해속을 헤맨다.
운해속에서의 빛깔이 더 돋보이는 털중나리의 모습...
촉촉히 젖은 그 자태가 매혹적이다.
이젠 영축산 정상도 운해의 파도에 덮여 버렸지만
우리는 그 모습을 외면한체 신불평원을 향해 걷는다.
유유자적(悠悠自適)...
그렇게 몽환과 환상을 즐기는 사이
신불재도 점점 가까이로 다가오고...
능선길 아래는 오리무중으로
방향을 가늠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돌아본 영축산의 모습...
다시 운해는 썰물이 되어 물러나고
영축산도 거기서 빠져 나온다.
유난히 눈에 많이 띠는 돌양지꽃...
마눌님은 연신 폰카를 들이대기도 하고
얼마 남지 않은 그 환상의 마루금을 이어
신불재를 향한다.
아무리 쳐다봐도
멋진 장면들...
그 곳에다 또 족적을 남겨본다.
지나온 그 길들의 풍경은
수시로 변하고
변할 때마다의 환상적인 모습들을 다
느끼지 못하고 진행한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미역줄나무에 꽃몽우리가 이제야 맺히기 시작하는데
성미급한 나비는 벌써 작업을 걸어댄다.
그렇게 도달하게 된 신불재에는
야영을 한 산객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빗속 텐트속의 그 기분이 어떠했을까?
낭만과 운치 속에 잠이 제대로 오기나 했을까?
그랬기에 이렇게 늦은 시간에 일어났겠지...
부러움과 함께 쓸데 없는 의문이 꼬리를 문다.ㅎㅎ
그 부러움도 잠시만에 접어두고
내려섰던 길을 돌아보고 신불산행을 잠시 망설인다.
새벽잠을 설치고 온 산행이기에 지척에 있는 신불산 오름길도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에라 몰겠다~
그냥 빨리가서 한숨 자고 또 작은공주를 모시러 가야지...
그렇게 잠시만에 갈등을 지워버리고
대피소 방향으로 내려선다.
파전에 막걸리나 한잔 할까 했는데
정상의 대피소와 마찬가지로 대문이 꼭꼭 잠겨있다.
샘터에는 물이 졸졸...
마눌님은 사색에 잠기고...
잠시의 휴식후
범꼬리의 안내를 받으며 하산길로 접어든다.
내림길에 만난 연화가 새겨진 작은 돌탑...
무슨 암자의 표석인데
인적이 없는 고적한 느낌이다.
다소 편안한 내림길이지만 습기가 많아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더위를 느끼던 차
때맞춰 전망바위 하나가 반겨준다.
오름길의 삼봉능선길이 한눈에 보이는...
그 곳에서 과일과 함께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이후에도 약간의 험한 길도 있지만
비교적 편안한 길들로 내림길이 이어진다.
웅장한 물소리와 함께 나타난 계곡의
무명 소폭들...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지만
차가운 물을 생각하니 용기가 나지 않아
눈으로만 즐기고 다시 진행한다.
내림길을 편안히 이어 마지막 계곡을 건너는 곳에서 만난
다람쥐 한마리가 친절하게도 포즈를 취해주지만
줌이 안되는 상황이라 그 보답을 하지 못하고
간단히 등목과 족욕만을 즐기고 진행한다.
가끔 티비방송에 나타나는 신불산 이도사의 집...
주변을 온통 철사와 이물질들로
담을 쌓아 놓아 좋지 못한 모습이다.
과연 그 지역이 개인의 소유지일까 하는 의문과 함께
개인소유지가 아니라면 지방자치당국에서
왜 철거를 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그런 의문으로 고개를 갸웃하며 진행하여
이내 삼봉능선 갈림길을 지나고
오늘의 산행길도 막바지에 닿는다.
오늘 첨 알게된 도깨비가지꽃이
이쁜 자태로 반겨주는 건암사 앞을 지나고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아침 일찍의 그 모습과 사뭇 달라진 가천지의 뒷 풍경을 바라보며
장비를 챙기고 차에 오르는 것으로 오늘의 환상적인 산행도
추억속에 고이 간직하며 산행을 마무리 한다.
그리고 오늘의 하산주는 공원파전으로...
0623영축산.gpx0.15MB'일반산행 > 영남알프스 산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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